미중 무역전쟁에 한국은 대체 수혜자?
미중 무역전쟁에 한국은 대체 수혜자?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04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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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나오는 분석…“중국산 상품의 대체 수입국으로 한국·베트남·대만 부상”

 

잘되면 내탓, 잘못 되면 남탓 하는 인지상정일 것이다. 특히 올들어 경제가 안 좋으니, 정부나 관변연구소들은 모두 미중 무역전쟁 탓으로 돌리고 있다. 수출이 안 되어도, 경제 성장이 꺾여도 미중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미중 경제전쟁에 제3국이 수혜를 얻게 되고, 그 중에 한국이 포함된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민간 경제예측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조치 인상조치로, 미국 수입업자들이 자국 제품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고, 중국에서 수입하던 물품을 제3국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3의 국가가 수혜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무역정책의 생산재조정과 가격 효과’(The Production Relocation and Price Effects of U.S. Trade Policy)라는 NBER의 지난 4월 보고서는 3국으로의 수입대체 외에도 생산기지 이전 효과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 2월 미국의 중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 이후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은 급감한 반면, 동종 제품에 대한 태국·베트남의 수출은 급등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자료: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
자료: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529일자에서 "트럼프 관세의 진정한 수혜자는 중국의 주변국들이라는 헤드라인 기사에서 미중 간 통상갈등은 양국 모두에게 lose-lose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며, ”실질적 승자는 중국의 수출 경쟁자인 한국, 대만, 동남아 국가들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9월 본격 발효된 301조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의 대중 수입은 급감한 반면 한국, 대만, 동남아 국가들로 부터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에 전년동기대비 8% 성장을 기록한 미국의 대중 수입이 올해 3월에는18% 하락한 반면, 대만으로 부터 수입은 같은 기간 5% 증가에서 21% 증가로 크게 성장했다. 또 베트남으로부터 수입도 지난해 1015% 증가에서 올해 3월에는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신문은 지난해 4분기 9% 성장에 그쳤던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올해 1분기 18% 이상 늘어났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중에 한국기업들이 빠르게 중국상품의 대미 시장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중국의 대만 및 동남아 수출이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기업들이 관세회피 목적으로 주변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수출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 속에 중국 기업의 해외이전 가속화와 중국상품의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동아시아 경쟁국들이 최종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대상 품목에서 중간재 비중이 50% 이상 차지하며, 특히 한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기술집약 산업분야(컴퓨터·전기, 전자기기 부품, 기타 제조업 부품, 기계류, 화학제품 등) 비중이 높게 조사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통상전문 로펌 ST&R의 니콜 콜린슨(Nicole Collinson) 대표는 "원만한 협상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철회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관세조치 장기화 시 미국기업이 세부담을 피해 제3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수입전환 효과가 발생하고, 이에 미국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기업에 틈새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연준(FRB)은 지난 5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조치가 오히려 미국 정부의 세수를 감소시키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되는 'Deadweight Loss'(自重損失)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Deadweight Loss' 효과는 경쟁제한 조치를 가할 경우 시장 실패에 따른 자원배분 효율성을 잃게 되어 결국 경제 비효율성과 손실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준은 'Deadweight Loss' 효과의 발생의 예시를 들었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10% 부과할 경우 100달러 가격의 중국 상품에 대한 수입비용이 110달러로 인상된다. 미국 수입업자는 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109달러 상품으로 대체수입하게 된다. 미국 수입업자에겐 9달러의 비용이 상승하며, 결국 이 인상가격은 미국의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연준 보고서는 2018년 미국의 관세인상이 수출단가 인하로 작용하지 못하고, 미국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귀결됐다고 분석했다.

연준 보고서는 올해 510일부로 시행된 2,000억 달러에 대한 대중국 관세인상(10%에서 25%) 조치로, 미국의 가구당 비용이 종전의 2배인 831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관세인상 조치로 연간 관세비용은 269억 달러 감소하는 반면, 자중손실로 인한 비용이 791억 달러로 급증해 미국 소비자는 결국 1,061억 달러(가구당 831 달러)의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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