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에 부랴부랴 착공한 동해북부선
임기 말에 부랴부랴 착공한 동해북부선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1.0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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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북한연결구간, 이번엔 국내구간 착공…북한 미사일 발사로 퇴색

 

문재인 정부가 남북평화를 추진하면서 가장 많이 홍보한 것이 동해북부선 연결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94월 강원도 고성을 방문우리는 동해북부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 대륙 반대편의 사람들이 강릉 바다를 찾아오는 날이 올 것이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철의 실크로드란 표현을 쓰며 동해북부선이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동해북부선이 강릉에서 제진까지 연결되지 않은 것은 문 대통령은 물론 정부 당국자들도 잘 알고 있었다.

 

동해북부선 구간 /통일부 자료
동해북부선 구간 /통일부 자료

 

동해북부선은 1927년 일제가 수립한 동해선 건설계획의 한 구간으로, 동해안 어항과 강원도 탄광을 개발해 석탄, 목재, 광물, 해산물을 수송하고, 부산과 원산 및 함경선을 연결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동해북부선은 1928년 착공해 1937년 안변~양양 구간이 연결되었다. 해방 직후에 속초역, 양양역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은 경원선의 중간역인 안변(해방 전엔 함경남도, 지금은 북한 강원도)에서 양양까지 철도를 놓았다. 일본 강점기 말엽에 강릉에서 서울로 갈 때 버스로 양양역까지 가서 열차로 안변에 도착해 경원선을 갈아타고 서울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한다.

남북분단과 전쟁을 치른 후에 동해북부선도 분단되었고, 속초역과 양양역은 폐역이 되고 말았다.

 

동해선은 남북 협력이 논의될 때마다 거론되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2000년 제1차 남북 장관급 회담과 2002년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남과 북은 남측의 고성과 북한의 온정리까지 동해선 27.5구간을 연결하기로 합의 했다. 2003614, 동해선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100m, 북쪽으로 400m가 건설되어 경의선과 동시에 남북연결 행사가 열렸다. 20051231, 남측의 고성 제진~군사분계선 구간이 완공되었고, 2007517일에 군사분계선의 동해선 시험운행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남북 사이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면서 동해선 연결과 영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후 강릉에서 양양, 고성을 잇는 동해북부선 계획은 흐지부지되었다. 포항 출신의 이명박 정권 시절에 포항~삼척 구간 건설에 예산이 배정되었지만 동해북부선엔 관심이 없었고, 문재인 정부도 초기엔 이 노선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남북 화해 무드가 건설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동해선 연결을 주장했다. 이 철도를 북한철도와 연결하면 유라시아로 연결된다는 꿈같은 청사진을 내놓았다. 정작 국내를 연결하는 철도는 끊어져 있는데 어떻게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동해북부선은 남북쇼의 대명사였다. 판문점선언 2주년이던 2020427일에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제진역에 모여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개최했다. 착공식도 아니고 추진기념식을 한다며 두명의 장관과 민선도지사가 거창하게 행사를 한 것이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그리고 또 2년이 지나, 14일 임기를 3개월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제진역을 찾아 착공식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착공식 모두발언에서 북으로 잇는 동해북부선의 복원으로, 강원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고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을 기점으로 강원도와 북한의 나선을 거쳐 유라시아, 유럽대륙까지 열차가 달릴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했다.

이날 아침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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