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에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차질
코로나 팬데믹에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차질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1.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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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에 정책 우선, 글로벌 투자 여건 불투명…우선순위에서 밀려

 

인도네시아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수도이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수도이전을 위한 국제적인 자금조달이 위축된데다 코로나 확산세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면서 수도이전은 후순위로 밀리는 실정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9826일에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Kalimantan)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칼리만탄은 보르네오섬 중 인도네시아 영토를 말한다. 그는 2024년 수도 이전을 개시해 2045년까지 신수도 건설을 완료하는 장기 로드맵을 선언하면서 신수도를 새로운 정치, 행정, 미래먹거리 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동시에 자카르타는 경제 중심으로 남기겠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후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국정의 핵심과제였기에 수도 이전 사업은 잠시 중단되었으며, 이 사업은 코로나 확산이 완화된 후로 순연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계획 /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계획 /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내건 수도이전의 이유는 3가지다.

첫째는 자카르타와 광역권의 과밀한 인구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자카르타와 인근 자바섬에는 14,000만 명이 밀집해 있는데, 이는 국토의 7%에 인구의 약 50%가 거주한 셈이다. 또 자카르타 대도시 권역은 전체 국토면적의 0.3%에 불과하나 거주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에 달한다. 이런 인구밀도는 자카르타를 포함한 자바섬 내 극심한 교통체증, 공기오염, 과도한 쓰레기배출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둘째는 안전 문제다. 현수도인 자카르타는 전체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다. 따라서 자카르타는 언제나 홍수,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최근 과도한 지하수 개발, 고층건물 건설 등으로 자카르타의 지반이 더욱 가라앉고 있다. 대통령은 수도이전지에 대해 홍수, 쓰나미, 지진, 산불 등 재난 위험이 가장 적은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 지역’”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지역균등발전이다. 인도네시아는 여러 섬들로 구성된 국가이기에 섬들 간 왕래가 쉽지 않았고 자카르타에 모든 정책지원, 인프라 구축, 경제자원이 편중되게 되면서 자바섬 이외의 섬들은 상대적으로 낙후하다. 따라서 새로운 수도지는 자카르타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국토의 고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 이전 비용으로 466조 루피아(324억 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지 정부는 이 중 19.2%를 국고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부분은 민간분야 투자나 민관 합작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 장기화로 정부의 지출이 증가하고 국고 충당이 당분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신수도 인프라 건립을 위한 민간투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도 이전에 필요한 천문학적 소요예산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2021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대응이 되었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적 역량과 자원이 팬데믹 대응에 집중됨에 따라 수도 이전 사업은 잠정적으로 정책적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여건이 좋아짐에 따라, 정부에서는 제4회 신수도 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시 수도 이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재개될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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