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백제왕릉 건축에 중국 남조 기술자 참여"
"공주 백제왕릉 건축에 중국 남조 기술자 참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1.27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9호분에서 ’造此是建業人也‘ 명문 발굴…6호분의 ’梁‘자와 함께 남조 영향 확실시

 

충남 공주의 무녕왕릉원 29호 고분에서 중국 남조 사람이 무덤을 만들었음을 확인하는 명문이 발굴되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공주 무령왕릉원 29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하던 중에 무덤 입구 벽돌에서 造此是建業人也”(조차시건업인야)라는 명문이 새겨진 벽돌을 확인했다. 이 명문을 해석하면 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인이다라는 뜻이다.

건업(建業)은 중국 남북조시대에 남조(南朝)의 수도로, 난징(南京)의 옛 지명이다. 발굴자들은 이 명문이 무덤 제작자의 출신지를 기록한 것이며, 이 무덤이 남조인에 이해 만들어졌다고 해석했다. 글자는 반으로 잘려진 연꽃무늬 벽돌의 옆면에 새겨져 있었다.

학계에서는 이 명문에 대해 여러 가지 학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첫째, 건업인(建業人)은 중국 남조의 남경 출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제작자의 출신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출신의 명시는 제작자가 외부인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당시 벽돌과 무덤의 축조가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았음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셋째, 명문의 서체와 내용이 6호분 명문과 유사하고 제작과정에서 상호 연관성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공주 무녕왕릉원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造此是建業人也” /문화재청
공주 무녕왕릉원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造此是建業人也” /문화재청

 

앞서 무녕왕릉원 6호분에도 명문이 발견되었는데, 그 글씨는 梁官瓦爲師矣‘(양관와위사의) 또는 梁宣以爲師矣‘(양선이위사의) 등으로 판독되었다. 명확한 것은 남조의 한 나라인 양()나라(502~557)가 적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29호분에서 발견된 건업”(建業)이란 글자와 6호분에서 나온 ”()이란 글자가 상호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고붐의 명문을 종합하면 무녕왕릉원의 고분들은 무덤이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제작 과정에서도 중국 남조의 기술자들이 직접 참여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9호분 명문에 대해 3차원 입체(3D) 정밀 분석 등을 시행해 글자를 보다 명확히 판독하고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또 이를 통해 백제시대 서체 복원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주 무녕왕릉원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문화재청
공주 무녕왕릉원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문화재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