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청암동 부군당에 웬 이성계 무신도가?
용산 청암동 부군당에 웬 이성계 무신도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2.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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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영전과 12신이 모셔져…부군당과 영전이 합쳐진 형태

 

서울 용산구에서 마포구로 넘어가는 한강변 대로변 언덕에 부군당이 하나 서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용산구 청암동(淸岩洞)이다. 청암동 부군당은 길에서는 보이지 않고,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야 나온다. 벽돌로 지어 옛모습은 사라졌다.

위치를 보면 한강을 내려다보며 언덕에 기대 토속신앙의 기도를 드리던 곳이었을 것이다. 원래는 한강에 가깝게 있었지만 일제 때에 도로가 개설되어 이전하고 그후 한강변에 큰 도로가 생기면서 제당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부군당(府君堂)은 마을의 안녕과 복을 지켜주는 부군신을 모신 곳이다. 농촌의 성황당과 같은 곳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마을신앙이다. 한강 주변으로 부군당이 유적지가 분포해 있는데, 특히 한강을 끼고 있는 용산에 많이 위치하고 있다.

 

청암동 부군당 /박차영
청암동 부군당 /박차영

 

부군당 신앙은 다양한 신격을 부군으로 모시고 실존인물을 신격화하는 특징이 있다. 청암동 부군당도 그런 성격을 띠고 있다.

원래 청암동에는 12신 무신도를 모신 부근당과 이성계를 모시던 영전(永殿)이 인접해 있었다. 두 곳은 매년 영전에서 먼저 제의를 지내고 곧바로 부군당에서 제의를 지내는 모습을 보여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청암동 부군당에 모셔신 이성계 무신도와 부군신(해설안내판) /박차영
청암동 부군당에 모셔신 이성계 무신도와 부군신(해설안내판) /박차영

 

부군당과 영전은 여러차례 이전과 재건을 거쳐 2007년에 지금의 양옥으로 옮겨졌다. 그 안에는 방 두 개가 있어 이성계 무신도와 12신 무신도를 나누어 모시고 있다.

12신은 옥황상제, 부군신, 좌장군, 우장군, 삼불제석, 용왕님, 오방신장, 칠성님, 산신님, 염라대왕, 백마장군, 대신할머니다.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에 굿을 크게 했으나, 지금은 청암동부군당보존회 주관으로 유교식 제의를 진행하며 서울 마을신앙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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