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말 한마디에 예결위, 추경안 심야처리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예결위, 추경안 심야처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2.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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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국회 방문, 민주당 심야 기습처리…대선 앞둔 자금살포 지적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집권여당이 하룻만에 14조원 추경안을 예결위에 상정, 통과시켰다.

시작은 18일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의 짤막한 서면브리핑이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참모회의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상황이 절박하니 국회는 한시라도 빨리 추경안을 처리하여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는 한줄짜리 자료를 냈다.

이날 오후 국무총리실이 보도자료를 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오후 4시에 국회를 방문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절박한 입장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 분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다, “이분들이 원하는 추경안이 여·야간에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타협을 통해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장님의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은 그 분들에게는 근본적인 대책 못지않게 당장 한 모금의 물, 한술의 밥이 더 급하다월요일에 있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만한 합의에 이를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박병석 의장의 말 대로라면 월요일인 21일에 여야 원대대표가 만나 추경안 14조원에 대한 합의가 나온 후에 국회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등 예결위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를 촉구하는 피킷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송영길 대표등 예결위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를 촉구하는 피킷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청와대의 기류를 전해지자 여당이 바빠졌다. 39일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이라는 명분으로 돈을 던져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추경안 처리에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을 경우 박 의장의 결단을 압박했다. 국민의힘과 협의가 불발될 경우 국회의장이 본회의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예결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의원이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편법을 섰다. 다음날인 19일 꼭두새벽에 예결위를 소집한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없었고, 사회는 d{결위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이 진행했다. 14조원의 추경안이 상정되어 처리되기까지 4분이 걸렸다. 추경안이 예결위를 통과한 시간은 새벽 28분이었다.

예결위원 59명중 민주당 소속이 30명이다. 국회법 50조에 따르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할 경우에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의 간사가 직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추경안의 예결위 통과가 합법적이라고 해도 예산안 처리에 여야가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초조감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심야 날치기 처리가 무효라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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