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오죽헌 율곡매, 올해 개화 보기 힘들다
강릉 오죽헌 율곡매, 올해 개화 보기 힘들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2.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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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온급상승 후유증…선암사, 화엄사 매화는 3월 20일 개화

 

올해 강릉 오죽헌 율곡매의 개화소식은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연기념물 관리기관인 문화재청은 2017년 닥친 급작스런 기온상승에 피해를 입어 율곡매의 연내 개화 소식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고 밝혔다.

율곡매는 오죽헌이 들어설 당시인 1400년 경에 함께 심어져 600년이 된 노거수로, 신사임당과 율곡이 직접 가꾸었다고 한다. 신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의 이름도 매창(梅窓)으로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했다. 신사임당이 태어날 당시부터 이미 상당히 굵었을 고목 매화를 보아온 추억을 살려 훗날 매화 그림으로 승화시켰을 것으로 짐작된다.

율곡매는 2017년부터 피어나는 꽃이 감소하고 가지가 말라 죽는 등 해를 거듭할 수록 수세가 약해져 회복 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초 나무의 90%가 고사하면서 천연기념물(484) 해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율곡매의 잔존 수명을 늘려 천연기념물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강릉 오죽헌 율곡매 /문화재청
강릉 오죽헌 율곡매 /문화재청

 

율곡매와 함께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매화는 한국의 4대 매화로 꼽힌다. 네 곳의 매화는 2007년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매화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오는 3월 말까지 매화의 꽃망울과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구례 화엄사 매화와 순천 선암사 선암매는 320일경에 개화 예정이고 장성 백양사 고불매는 그보다 사나흘 뒤인 325일경에 활짝 핀 꽃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화엄사는 매화 사진 공모전인 2회 홍매화·들매화 사진 대회’(3.10.~27.)를 열어 관람객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3월말에 괴산 송덕리와 영동의 미선나무 꽃이 피고 4월 초순경에는 구례 화엄사 올벚나무 꽃이, 4월 말에는 내장산 굴거리나무 꽃이 피는 등 천연기념물 식물의 개화소식도 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 /문화재청
순천 선암사 선암매 /문화재청

 

매서운 겨울추위를 뚫고 꽃을 피우는 매화는 역경을 견디고 지조를 지키는 고매한 인격을 닮아 조선 시대 선비들에게 시··화로도 사랑받았다. 월암 이광려의 꽃향기를 읊은 매화시와 중국 청나라 화가 나빙(羅聘)이 박제가에게 우정의 뜻으로 전한 매화그림, 김창흡이 지은 5,000여수의 매화시가 전해져 당시 매화유행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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