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소중히 다뤄진 종묘제사용 도축 칼
조선시대에 소중히 다뤄진 종묘제사용 도축 칼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3.0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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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 난도 소개…방울 흔들어 조화 이룬 뒤에 제사용 고기 잘라

 

조선시대에 종묘 등 국가제사에 올리는 짐승을 잡을 때 사용하던 칼을 난도’(鑾刀)라고 했다. ‘은 방울이라는 뜻으로,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등의 그림에서 칼 손잡이 부분에 세 개의 방울이, 칼등과 칼코에 각 한 개씩 방울이 달려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난도 /문화재청
난도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난도3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해 박물관 지하층 상설전시장 왕실의례실에서 소개하고,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로 온라인 공개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난도 두 점은 방울이 남아 있지 않지만 방울이 매달려 있던 구멍은 확인할 수 있다. 철로 만들어졌는데, 두 점 중 한 점에는 칼날과 손잡이 연결 부위, 손잡이에 은으로 무늬를 새겨 넣었다.

종묘제사에는 소·돼지·양을 잡아 각 짐승의 털과 피, 간과 창자 사이 기름 등을 제사상에 올렸다. 이렇게 올리는 짐승을 희생(犧牲)이라고 했다.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낼 때는 그 상태를 직접 점검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겼다. 희생을 잡을 때도 정해진 절차와 형식을 엄격히 따랐는데, 이때 사용하던 칼이 바로 난도다. 칼에 달린 다섯 개의 방울은 고대로부터 사용하던 다섯 가지 음계(····)를 나타낸다. 난도를 흔들어 방울을 울리게 하며, 이때 음의 조화를 이룬 뒤에야 고기를 잘랐다고 한다.

잡은 희생의 털과 피는 넓은 쟁반 모양의 모혈반(毛血槃)이라는 제기에 담고, 간과 창자 기름은 간료등이라는 그릇에 담는데, 이때 간은 울창(鬱鬯, 튤립을 넣어 만든 자줏빛 술)이라는 제사용 술로 씻었다. 제사상에 올리고 남은 털과 피는 깨끗한 그릇에 담아두었다가 제사가 끝나면 땅에 잘 묻었다. 난도는 제사를 지낼 때 배향자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후손의 공경심을 드러내는 도구였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잡고 해체하고 파는 일을 하던 백정(白丁)은 천인인 노비보다 더 하류로 취급받았다. 그 영향으로 오늘날에도 백정이란 단어는 부정적으로 인시되고 있다.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에 그려진 난도 /문화재청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에 그려진 난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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