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이란 마을 이름은 시대가 만들어낸 말이다. 1945년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이후 사람들이 서울로 밀려들었다. 집 없는 사람들이 얕은 구릉에 무허가로 집을 짓고 살았다. 사람들을 그런 마을을 해방촌이라고 했다. 서울 남산자락에도 해방촌이 있었고, 서울 구로구, 경기도 광명시, 관악구 관악산 자락 둥지에 판자집이 생겼다.
그후 6·25가 터지고 북에 살던 사람들이 월남했다. 서울에 온 그들은 해방촌으로 밀려 들어갔다. 1960년대 산업화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상경한 사람들이 값싼 주택지를 찾아 해방촌에 몰려 들어갔다.
이렇게 형성된 해방촌 가운데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곳이 있다. 서울 남산의 남쪽 사면에 형성된 해방촌이다. 이 해방촌은 미군부대를 둘러싸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1가와 용산동2가에 걸쳐 있다.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다. 1979년에 용산재개발지구로 선정되어 주택건립사업을 했으나, 좁은 골목과 언덕 등 달동네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태원 클라쓰’.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해방 이후 우리의 삶이 녹아 있다. 녹사평 역에서 내려 미군기지 벽을 따라 가다보면 해방촌 입구가 나온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옹기가게다. 담벼락을 따라 족히 100개가 넘는 옹기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1967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한신옹기’다. 남편 한석태씨와 부인 신연근씨의 성을 합쳐 지은 상호다. 미군부대가 옆에 있어 미군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찾아온 손님을 헛걸음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1년 365일 가게 문을 연다.
최근엔 용산구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이 테마를 통해 마을을 들러볼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되었고, 해방촌 명소 '108계단'에는 경사형 승강기가 설치되었다.
특히 108계단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건설된 경성호국신사의 진입로였다. 일제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전사자들을 추모한다는 명목으로 호국신사를 지었는데, 경성호국신사는 1940년 10월에 착공되어 1943년 11월에 완공되었다. 해방후 경성호국신사는 해체되고, 지금은 계단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