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성당 늑장 건축허가에 ‘레드테이프‘ 비난
가우디 성당 늑장 건축허가에 ‘레드테이프‘ 비난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1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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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전에 허가 받았는데, 행정구역 변경으로 다시 받아…2026년 준공예정

 

스페인 바로살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ília) 성당이 착공한지 137년만에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스페인 당국자들의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레드테이프(red tape)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외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시당국은 지난 7일 사그리다 파밀리아에 대해 준공 예정인 2026년까지 유효한 건축 허가증을 발급했다.

건축허가 금액은 460만 유로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1억원이 넘는다. 여기에다 도로 확장 등 성당 주변의 환경 개선을 위해 10년에 걸쳐 360만 달러의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랜드마크 준공을 앞두고 바르셀로나 시는 성당 건축담당자들로부터 무려 820만 달러나 챙겨간 것이다.

이번 건축허가 금액은 바르셀로나 시에서는 사상 최대규모다. 앞서 산타 파우(Sant Pau) 병원 허가 때 190만 달러로 낙착된 것에 비하면 두배를 넘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주는 성당 건축을 위해 개인적으로 내는 성금을 관리하고 있는 위원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1882년 착공한지 3년후인 1885년에 당시 성당의 행정구역인 산트 마티(Sant Martí de Provençals)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몇 년후 산트 마티시가 바르셀로나에 합병되었다.

이에 바르셀로나 시는 행정구역이 통합되었기 때문에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위원회는 이미 허가를 받았으므로 다시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위원회측은 100년 이상 바르셀로나시가 건축허가에 관해 한마디 말이 없다가 느닷 없이 허가를 받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바로셀로나 시의 주장에 의해 세계적인 빌딩이 불법 건축물이 된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위키피디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위키피디아

 

사그라다(Sagrada)'성스러운'(holy), 파밀리에(Familie)가족’(family)라는 뜻으로, 성당을 성가족성당이라고도 부른다.

성당은 처음에 건축가 프란시스코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1882년 착공되었으나, 성당측이 싸게만 지으려 하는데 환멸을 느껴 사임하고, 당대의 저명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1883년 건축을 지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성당을 가우스 성당이라 부른다.

안토니 가우디 /위키피디아
안토니 가우디 /위키피디아

 

가우디는 고딕 건축 양식과 아르누보 양식을 결합한 건축으로 변형시켰다. 그는 남은 생애를 이 성당 건축에 투입했으며, 1926년 교통사고로 73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공사는 41이 진척되었다.

하지만 1935년 스페인 내전때 무정부주의자들이 공사장에 난입해 가우스가 구체화하던 성당 건축을 야만적으로 파괴해 버렸다.

그후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1950년대에 건축이 재개되어 현대식 석공기술과 CNC 자동머신에 의해 석조물들이 올라갔다. 2010년대 들어 건설이 가속화되어 가우스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외부 건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까지 잡아 놓았다.

성당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자, 바르셀로나 당국이 건축허가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동안 건축위원회측은 이미 허가를 받은 사항이므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후 건축위원회는 지난해 건물 준공에 따른 교통체증등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한데 이어 건축허가를 다시 받는 조건으로 비용을 치른 것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매년 약 4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공되면 높이 172.5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종교 건축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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