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본시대 임금님의 모내기 행사, 친경례
농본시대 임금님의 모내기 행사, 친경례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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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창덕궁 청의정에서 개최…군주의 권농 사상 되새기는 행사

 

고려와 조선시대에 임금이 봄철에 직접 농사를 짓는 의례를 가졌다. 농경시대에 농업은 나라의 주요 산업이므로 백성들에게 이를 권장하기 위해 국왕은 적전에서 경작 시범을 보이는 행사였다. 이를 친경례(親耕禮) 또는 경적례(耕籍禮)라 했다.

이 의례는 농업의 신인 신농(神農)씨에 대한 제사와 함께 거행됐으며, 임금이 왕실 소유의 경작지(적전, 籍田)에서 시범을 보여 생산된 수확물은 종묘·사직 등 국가제사에 사용되었다.

친경례는 고려 성종 2(983) 1월부터 시작됐다. 조선시대엔 한양 흥인문(동대문) 10리 밖에 적전을 마련했는데 답십리, 전농동이라는 지명이 이렇게 해서 생겼다.

국왕의 친경은 의례적인 행사였다. 실제 경작은 농민이나 노비 등에 의해 이뤄졌다. 임금이 봄철에 농사 의례를 벌일 때, 소를 한 마리 잡아 탕을 만들어 농민들과 함께 먹었는데, 이를 선농탕(先農湯), 후에 설렁탕이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건국된후 박정희 대통령은 매년 모내기 행사를 했는데, 조선시대의 친경례를 답습했다고 할수 있다.

 

2018년도 창덕궁 모내기 행사 사진 /문화재청
2018년도 창덕궁 모내기 행사 사진 /문화재청

 

오는 13일 오전 11시 창덕궁에서 친경례 의식을 되살린 모내기 행사가 열린다. 열리는 장소는 창덕궁 옥류천 청의정(淸漪亭)이다.

청의정은 창덕궁 후원에 있는 궁내 유일한 초가(草家),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東闕圖, 국보 제249)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창덕궁관리소는 매년 봄에 심은 벼를 가을에 수확하여 그 볏짚으로 청의정 지붕을 엮는 벼 베기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당일 오전 11시에 입장하는 창덕궁 후원 관람객에 한해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모내기 행사와 더불어 농촌진흥청의 지원으로 다양한 벼 품종과 쌀을 이용한 각종 가공식품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창덕궁 모내기 행사는 백성을 생각하는 임금의 마음을 떠올리며 정성껏 모를 심어보는 시간이 되며,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의 농경문화를 도심 안 궁궐에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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