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업 설계 주택, 철거 전에 살렸다
김중업 설계 주택, 철거 전에 살렸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4.07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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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직동 주택 재조명…우수건축자산 등록, 보존키로

 

서울 종로구 사직동 262-15에 있는 개인주택은 1983년에 건축된 노후건물로, 2020년 이후 사람이 살지 않는 공가였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20212월에 빈집사업으로 이 주택을 매입해 철거 후 신축할 계획이었다.

이 주택은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거목으로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김중업 건축가(1922~1988)가 설계한 역사성이 재조명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사직동 주택을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해, 보존키로 했다.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제12호로 등록된 사직동 주택은 1983년 치과의사 박시우 주택으로 건축되었다. 대지면적 838.3, 건축연면적 292.5에 지상 2, 지하 1층의 조적조 건물이며, 지금도 구조 및 재료 등 초기형태가 온전히 잘 남아 있다.

 

사직동 주택 전경 /서울시
사직동 주택 전경 /서울시

 

전문가들은 사직동 주택이 1980년대 고급주택의 외관과 특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 구릉지 저층 경관과의 조화와 자연을 끌어들인 경관적 가치’,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예술적 가치등의 건축자산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주택은 다각형을 활용한 평면, 원형 창과 아치의 활용, 나선형 계단, 온실 공간 등 주택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점에서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 특징능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또 주택마감재료의 디테일과 주택조경도 우수하다.

사직동 주택을 설계한 김중업 건축가는 현대건축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게 사사(1952~1954)했으며, ‘서구 모더니즘과 한국 전통성의 융합, 은유적 조형성을 거쳐 미래주의적 디자인에 이르는 20세기 건축사조의 층위를 축적한 건축가이자 예술가다. 대표적으로 주한프랑스대사관, 명보극장, 서산부인과, 삼일로 빌딩, 성공회회관, 건국대학교 도서관, 유유제약 안양공장 등을 설계했고 곡선, 수직과 수평이 강조되는 직선, 온실, 자연과의 요소 등을 살린 건축적 요소가 특징이다.

사직동 주택에는 에 대한 건축가 김중업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다. 구석구석 잘 짜여진 이 주택은 집이란 아름다워야 하고 내 집이라는 뜨거운 애착이 솟아오른 개성 있는 조형이어야 한다. 공간의 짜임새가 사는 사람의 혼과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는 건축가의 주택설계 철학은 물론 집주인의 집에 대한 생각과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직동 주택 위치 /서울시
사직동 주택 위치 /서울시

 

당초 사직동 주택은 서울도시주택공사에서 빈집사업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계획이었다. 당시 매입가격은 43억원이었다. 하지만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이를 허물지 않고 건축자산적 가치를 잘 활용하기 위해 우수건축자산으로 신청 등록했다.

사직동 주택은 지난해 2월 빈집사업으로 매입 당시 1년 이상 공가 상태였다. 매입 이후 철거하기 전 집수리 지원사업 <걱정 말아요 집수리지원, 전시프로젝트, ‘21.10>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면서 그 가치가 재조명되었다.

서울도시주택공사는 건축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가치를 살린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요청했고, 지난 330일 제4차 건축자산전문위원회에서 우수건축자산 등록 안건이 조건부로 의결되어 등록이 결정되었다.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사직동 주택 세부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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