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간극 좁힌 윤석열과 박근혜
감정의 간극 좁힌 윤석열과 박근혜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4.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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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대구 찾아 진심 사과…박 전대통령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

 

한때 특별검찰과 피고인 사이였던 윤석열과 박근혜. 둘은 이제 대통령 당선인과 전직 대통령의 관계로 만났다. 그 사이 5~6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역사도 변했다. 박근혜 정부를 탄핵한 세력이 정권을 잡았고, 윤석열은 새 정권의 검찰총장이 되었다. 그러다가 윤석열은 촛불세력의 불공정함에 등을 돌리고 보수세력에 합류했다. 그리고 윤석열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박근혜는 형기를 마치고 석방되어 대구 달성의 사저로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의 사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50분간 면담했다.

윤 당선인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당선인은 2016년 국정농단사건 특검을 지휘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형을 끌어낸 수사팀장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대통령님이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날 회동에 양측을 대표해 배석한 권영세 의원과 유영하 변호사가 회담 내용를 소개했다.

권 의원은 "오늘 약 50분 정도 했는데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했다""공개하기 적절치 않지만 (공개)했으면 좋겠을 정도로 그런 내용까지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과거 악연과 관련해 "굉장히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 없이 담담히 들었다고 유 변호사는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일들, 정책에 대해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다음 달 10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정중하게 요청했고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건강 상태로는 조금 자신이 없다"면서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까 노력해서 가능한 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봤고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국정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오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주 오래전에 만난 사람인 것 같다""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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