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덫②…몰디브, 아름다운 섬 내주나
중국의 덫②…몰디브, 아름다운 섬 내주나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4.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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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친인도파 교대하며 차관 도입…부채 상환 못하면 영토 매각 우려

 

몰디브(Maldives)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인도양의 섬나라다. 지구상에 가장 아름다운 산호섬, 신혼여행지, “몰디브 가서 모이또 한잔하자는 영화멘트 등.

인도 남단에서 서남쪽에 위치한 몰디브는 섬의 숫자만 1,192개이며 그 면적을 다 합치면 298, 서울의 절반쯤 된다. 2020년 기준 인구는 54만명이며, 이중 절반이 여의도보다 좁은 수도 말레 섬에 거주한다. 이슬람 수니파의 나라다.

 

몰디브 위치 /위키피디아
몰디브 위치 /위키피디아

 

몇해전까지만 해도 공항에서 수도 말레로 가려면 페리를 타야 했다. 그런데 중국 돈으로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은 이후부터 공항에서 택시로 갈수 있고, 수도권 과밀을 해소할수 있게 되었다.

공항이 있는 훌룰레 섬과 말레를 연결하는 시나말레 대교(Sinamalé Bridge)2018년에 준공되었다. 하지만 중국의 원조를 얻어 이 다리를 놓은 압둘라 야민(Abdullah Yameen)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시나말레 대교 건설은 몰디브의 오랜 숙원사업이엇다. 그동안 돈이 없어 다리를 놓지 못하다가 2013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야민이 중국의 차관을 얻어 착수하게 되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몰디브를 일대일로 정책의 연결고리로 보아 아낌없이 원조 자금을 풀었던 것이다. 야민은 그 보답으로 20149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총건설비 21,000만 달러 가운데 60%12,600만 달러를 댔다. 중국 건설회사가 참여하고 건설 후 운영도 중국 기업이 맡는 조건이었다. 중국이 돈을 대며 몰디브의 핵심 SOC를 장악하게 된 것이다. 야민 정권은 이 다리를 중국-몰디브 우호의 다리라고 명명하며 친중 정책을 과시했다.

 

시나말레 대교 /위키피디아
시나말레 대교 /위키피디아

 

2018년은 대통령 선거의 해였다. 그해 91.5km의 시나말레 대교는 준공되었다. 야민은 다리 개통의 업적을 강조하며 국민의 환심을 사려 했다. 하지만 다음달 선거에서 그는 야당 후보인 이브라힘 솔리(Ibrahim Solih)에 패배했다.

정권교체는 적폐청산을 수반했다. 신정권은 구정권의 잘못을 이 잡듯이 뒤졌다. 야민 정권에 의해 옥고를 치렀던 모하메드 나시드(Mohamed Nasheed) 전 대통령이 국가부채를 뒤져보았더니 중국에 진 부채가 31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나시드는 몰디브의 GDP48억 달러에 불과한데, 중국 부채가 그 절반을 넘는다면서 중국의 부채를 갚지 못하면 스리랑카가 함반토타 항구의 조차권을 떼어 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몰디브 부채상환은 2019~2020년부터 시작되었다. 나시드는 중국이 이미 여러개의 섬에 투자한 사실을 지적하며 중국은 섬에 투자한 운영회사의 주식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몰디브를 탈취할 것이라고 했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 /위키피디아
몰디브의 수도 말레 /위키피디아

 

2000년 몰디브에도 코로나 펜데믹이 닥쳤다. 관광으로 벌어먹던 몰디브 경제는 곤경에 처했다. 수입이 급감하고 중국에 갚을 채무 상환은 돌아오고, 몰디브는 금융위기에 처했다. 산호초로 이뤄진 섬이라 식량도 수입해야 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몰디브의 GDP 대비 대외채무 비중은 201634.7%에서 202151.2%로 팽창했다.

솔리 정권은 인도에 손을 내밀었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몰디브에 긴급자금을 대주었다. 인도가 지원한 돈이 25억 달러 정도 된다. 여기에는 식량과 의약품도 포함되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동안 공들여 투자한 몰디브가 인도로 넘어가 일대일로의 고리가 끊어질 것을 두려워했다. 20211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몰디브를 방문해 몰디브의 SOC 건설에 6,200만 달러를 추가로 원조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년에 몰디브는 대선을 치른다. 집권세력인 솔리 정권은 인도우선주의(India First)를 내세우고 있고, 야당으로 떨어진 야민은 인도 배격(India Out)과 친중국을 주장한다. 중국과 인도가 대선을 통해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국가부채는 늘어난다는 점이다. 친인도 정부가 인도에서 돈을 빌려 중국 빚을 갚는다고 부채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부채가 늘어났다. 친중 정권이 들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몰디브는 중국과 인도를 갈아타며 부채의 덫에 점점 더 조이고 있는 것이다.

 

몰디브의 해변 /위키피디아
몰디브의 해변 /위키피디아

 

몰디브는 또다른 고민이 있다. 이 섬나라는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2m에 불과해 태평양의 투발루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몰디브 정부는 새로운 국토를 돈을 주고 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몰디브는 기후조건과 문화가 비슷한 인도와 스리랑카를 피난처로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호주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빚을 갚지 못하면 이주지의 땅도 사지 못하게 된다.

 


<참고자료>

BBC, China debt dogs Maldives' 'bridge to prosperity'

South Asia Monitor, Maldives needs to be wary of the Chinese debt trap

Deccan Herald, Improving ties with India upsets Maldives' pro-Chinese Opposition

Wikipedia, Maldives

Wikipedia, ChinaMaldives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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