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일식·양식이 혼재한 명륜동 장면 가옥
한식·일식·양식이 혼재한 명륜동 장면 가옥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4.21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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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지은 독특한 건축양식…장면 개인사와 대한민국 역사의 산실

 

원래는 맑은 물이 흘러 내려오던 성북동 시냇가의 넓은 앵두밭이었다. 지금은 성북천이 복개되어 도시가 되었지만, 일제강점기엔 북악산 자락의 한적한 시골이나 다름 없었다. 장면 선생은 이 곳에 대지 124평에 재래식 안채 28, 신식 사랑채 17평의 집을 지었다. 장면과 부인 김옥윤 여사는 19378월부터 이곳에서 일곱 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살았다. 자녀들 중에 둘은 이집에서 태어났다.

 

대문 /사진=박차영
대문 /사진=박차영

 

서울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에서 혜화로를 따라 300m쯤 가면 장면가옥이 나타난다. 주소는 종로구 명륜동 36-1번지다. 국무총리를 지냈던 장면 선생이 1937년 건립해 거주했던 곳이다. 안채를 비롯한 사랑채,경호원실,수행원실이 원형대로 잘 남아 있으며, 한식, 일식, 서양식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는 독특한 양식의 보기 드문 가옥으로, 2007년에 국가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장면 가옥 내부 전경 /사진=박차영
장면 가옥 내부 전경 /사진=박차영

 

아담하고 깔끔한 단층 가옥이다. 1m 높이의 석축으로 전체 터를 잡았고, 대문 양쪽에 돌기둥이 서 있다. 왼편에는 집 주소가, 오른편에는 張勉이라는 한자 문패가 걸려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안채와 구분 짓기 위해 만든 담장이 있다. 집은 한옥 형태의 안채를 중심으로, 양식으로 지은 사랑채 그리고 경호원실, 수행원실 등 4동의 건물이 있다. 안채는 정면 6칸의 한 일()’ 자형 한옥이며, 가운데 2칸의 거실, 양 옆에 2칸짜리 온돌방이 있다. 안채의 특징은 서까래 아래에 유리창을 내어 집 안을 밝게 한 것이다.

 

안방 /사진=박차영
안방 /사진=박차영

 

동성상업학교 교장 시절에 장면이 건축가 김정희에게 의뢰해 이 집을 지었다. 한옥을 기본으로 양식과 일본식을 혼합한 개량 한옥 형태로 1930년대 서울 중산층의 주거 양식을 볼 수 있는 주거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이다.

 

부엌 /사진=박차영
부엌 /사진=박차영

 

욕실과 화장실을 내실화했고 대청마루를 거실처럼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다. 대문에 들어서면 장면 선생의 흉상을 만나게 되고, 집 안에는 각종 기록물과 장면 박사가 쓰던 가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다. 복제품이지만 1948년 발급된 대한민국 외교관 1호 여권, 1949년 유엔총회 대한민국 독립 승인 영어 연설문과 당시 대한민국 승인서에 미국 국무부 고문 달레스의 사인도 있다.

 

앞마당 /사진=박차영
앞마당 /사진=박차영

 

장면(張勉, 1899~1966)의 호는 운석(雲石)으로 국무총리, 부통령을 역임한 대한민국 정치인이다.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서 장기빈(張箕彬)의 아들로 태어났다. 1925년 미국의 맨해튼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해 가톨릭 평양교구와 서울동성상업학교 교장으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정계에 입문했다. 초대 주미대사를 거쳐, 1951년 국무총리가 되었으며, 이후 자유당에 맞서 야당 정치인으로 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4·19 이후 의원내각제인 2공화국의 총리를 역임했다.

 

우물 /사진=박차영
우물 /사진=박차영
외부에서 본 장면가옥 /사진=박차영
외부에서 본 장면가옥 /사진=박차영
가옥 외부의 장면 동상 /사진=박차영
가옥 외부의 장면 동상 /사진=박차영
장면가옥 구조 /사진=박차영
장면가옥 구조 /사진=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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