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에 다르푸르 학살 재현하나
수단에 다르푸르 학살 재현하나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13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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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값 폭등에 30년 독재 물러났지만, 민주화 시위 격화…군부 총격으로 수백명 사망

 

지난 411일 아프리카 수단을 30년간 철권 통치해온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75)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다. 빵 때문이었다. 지난해말 바시르 정권은 빵의 가격을 70% 인상하면서 폭동이 격화했고, 군부가 삥값을 해결한다며 독재자를 축출했다.

하지만 2개월 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수단에는 유혈사태가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수단에서 정부군의 발포로 123명이 사망하고, 7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부군은 시위자에 대한 성폭행과 대량 체포가 자행되고 있으며, 병원에도 총격을 가하고 있다. 수도 카르툼에는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고 한다.

코트라 카르툼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시위사태는 지난 4월 군부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이며, 정부 당국자는 인터넷도 전면차단했다.

지난 3일 새벽에는 수단 군부가 연좌농성 중이던 시위대에 실탄 사격 가하며 강제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강경진압 주도세력은 2003~2004년 다르푸르 대학살 시행의 주범으로 알려진 RSF이며, 시위대는 RSF 세력이 축출된 바시르 정권과 유착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야권 연대와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며 저항하고, 수단 군부와 충돌하고 있다.

군부가 시위정보 교환을 막기 위해 지난 3일부터 인터넷 서비스 전면 차단함에 따라 일부 호텔 등을 제외하면 휴대폰 및 PC를 통한 인터넷 접속 불가능하고, 카르툼 운항 대부분의 항공사가 결항하고, 공항은 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 시위 격화는 나일강에서 군부가 유기한 것으로 보이는 40여구의 시체가 떠오르면서부터다. 게다가 집단 강간, 무자비한 폭력, 불법 체포, 일탈 군인의 침입 및 약탈 사태가 자행되는 것으로 외신 보도되면서 치안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4월 군부 쿠데타이후 조직된 군 과도정부위 대표에 국방장관이던 이븐 아우프(Ibn Auf)가 취임했다. 그러나 다음날, 군정과 아우프에 대한 반대시위가 격화되자, 아우프는 하루만에 사임하고, 압델 부르한(Abdel Burhan)이 후임 수반으로 취임했다.

시위대는 군부에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민간 과도정부로 정권이양 촉구하며 수단군 총사령부 인근 연좌시위를 지속해 왔다. 지난 528~29일에는 야권연대의 1차 총파업이 전개되었다. 여기에는 공항, 항만, 대중교통, 은행, 통신, 의료 등 분야 공공기관도 다수 참여했다.

이에 RSF(신속지원군)가 중심이 된 수단군부가 실탄사격 가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그후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비난성명 논의했으나 중국, 러시아 반대로 무산되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축출된 바시르 정권과 오랜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

 

수단 시위대의 바리케이트 설치 전경 /코트라 카르툼 무역관
수단 시위대의 바리케이트 설치 전경 /코트라 카르툼 무역관

 

한편 쿠데타로 물러난 바시르 정부는 지난해 12월 빵의 가격을 세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빵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행해 수도 카르툼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수단은 2011년 남수단을 독립시키면서 보유 유전의 75%를 상실하면서 극심한 외화 부족에 시달리며 경제위기에 빠졌다.

미국은 1997년 이래 수단에 대해 경제 제재를 했다가 2017년에 해제했지만, 아직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이에 무역투자, 금융거래가 제한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었고, 물가가 폭등하고 통화가치가 폭락했다. 빵과 석유등 생활필수품이 부족해졌다.

수단의 물가상승률은 2018년 정부 발표로 70%인데 이마저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높았다. 실제 물가상승률은 100%가 넘는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평가다.

 

물러난 독재자 바시르는 직업군인 출신으로, 19896월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그는 집권 기간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고 기독교 세력을 탄압했다.

2003년 다르푸르 지역에서 자치권을 요구하며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30만명이 사망하고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2009년과 2010년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수단 지도 /위키피디아
수단 지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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