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사직제례 관아, 다시 문을 연다
일제가 훼손한 사직제례 관아, 다시 문을 연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5.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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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청와대 개방에 맞춰 개관…사직단 서쪽, 제례를 준비하던 공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사직단은 조선시대에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었다. 조선왕조는 사직제례를 관장하는 전사청(典祀廳)을 사직단 내에 두었다. 하지만 일제는 조선을 병합한 후 1911년 공식적으로 사직제례를 폐지하고 1920년대부터 사직단을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사직단 대부분의 옛 건물과 담장 등을 훼손하거나 철거했다.

해방 이후 사직제례와 관련이 없는 시설물들이 들어섰고, 1987년 이후 국사단, 국직단과 동···북문 등이 복원, 정비되었다.

 

문화재청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맞춰 청와대를 개방함에 따라 510일 사직단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전사청 권역을 개관하기로 했다.

이번에 복원된 전사청 권역은 사직단의 서쪽에 위치한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전사관(典祀官)이 제례를 준비하는 곳인 전사청,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祭器庫), 절구를 두고 곡물을 찧는 저구가(杵臼家), 제례용제물을 준비하는 재생정(宰牲亭), 제례에 사용되는 물건을 보관하는 잡물고(雜物庫), 제례 시 제사에 올릴 음식을 두는 찬만대(饌幔臺), 사직단을 관리하는 관원이 거주하는 수복방(守僕房) 등의 건물과 제정(우물)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직단 동쪽에서 본 전경 (찬만대와 전사청, 수복방) /문화재청
사직단 동쪽에서 본 전경 (찬만대와 전사청, 수복방) /문화재청

 

복원된 전각 중 수복방, 제기고, 전사청에는 과거 봉행되었던 사직대제를 엿볼 수 있는 재현용품을 전시해 제례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알리고, 관람객들이 역사성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수복방에는 야간에 봉행된 사직대제 영상과 제관의 복식이 전시되며, 제기고는 본래 용도대로 사직대제에 사용되는 다양한 제기가 전시된다.

특히, 전사청에는 사직제례의 진설을 재현하여, 과거 사직대제의 제상과 준소상(樽所床, 제향 때 술 따르는 그릇)의 차림을 직접 볼 수 있다. 사직단 재현용품 전시는 무료로 상시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앞으로 사직단 내에 위치한 사직동주민센터, 사직파출소 등 일반시설물을 철거·이전하여 안향청 권역 등을 복원하는 등 2027년까지 사직단 복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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