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전통한지 제작법, 미국에서 찾았다
사라진 전통한지 제작법, 미국에서 찾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5.27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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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미국인이 90년전 수집한 한지 제작도구로 제작법 구명

 

역사 속에 사라졌던 전통한지 제작법이 미국에 보관된 한지제작 도구를 통해 규명하게 되었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 애틀랜타주에 소재한 제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통한지 제작도구를 분석하고, 이를 다룬 미국 문헌을 조사해 사라진 전통한지 제작법을 처음으로 구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인 한지 제작도구는 발과 발틀이었다. 이 도구는 미국인 종이연구가 다드 헌터(Dard Hunter)씨가 1933년에 우리나라 세검정 인근 한지 제작 공방에서 수집한 것으로, 그의 저서에 실리면서 알려졌다.

 

전통한지 제작 사진 /사진=산림청
전통한지 제작 사진 /사진=산림청

 

산림과학원과 조현진한지연구소는 문헌조사와 현지 실물조사를 통해, 미국에 소장된 발과 발틀이 옛날식 가둠 뜨기의 제작 도구이며 우리나라 전통한지 제작에도 이 방법이 사용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한지 발틀은 세로 148cm, 가로 72cm이며 발의 크기는 세로 125cm, 가로 72cm이다. 발의 재료는 대나무였고 발의 세로방향 위아래 쪽 끝부분은 너비 약 2cm, 높이 약 1.4cm의 목재로 마무리되어 있다.

종이를 뜰 때는 두 사람이 발틀의 세로방향으로 마주 선 후, 양쪽 발 언저리에 길이 약 120cm, 가로와 세로 두께 약 2.5cm인 각목을 한 개씩 놓고 양손으로 잡은 후 물에 혼합된 원료를 발틀로 뜨면 각목 2개와 발의 양쪽 끝부분 목재 2개가 가둠틀로 작용해 물은 발을 통과하고 원료는 발 위에 남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한지 제작법은 흘림 뜨기 기법 외에 특별히 알려진 것은 없었으며, 특히 현재 여러 한지 공방에서 사용하는 가둠 뜨기 제작법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보급된 일본식 기술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서정원 소장은 이번 현지 유물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유물과 제작 기술을 밝혀낸 것은 우리나라 전통 한지 역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전통한지 제작도구 ‘발과 발틀’ /사진=산림청
전통한지 제작도구 ‘발과 발틀’ /사진=산림청
전통한지 제작도구 ‘발과 발틀’ /사진=산림청
전통한지 제작도구 ‘발과 발틀’ /사진=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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