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무공 묘소 지킨 성금자료, 문화재 된다
이충무공 묘소 지킨 성금자료, 문화재 된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5.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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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 문화재 등록

 

일제강점기인 1931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位土, 묘소에 딸린 토지)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국내와 해외동포로부터 이순신 장군 묘소와 위토를 보존하자는 취지의 성금이 쏟아졌다. 19323월까지 1년여 동안 16,000원의 성금이 모금되었고, 국내2만여명과 400여 단체가 성금에 동참했다. 이 성금모금은 일제강점기에 이순신 장군에 대한 민족 감정과 역사인식이 강조되는 민족운동의 성격을 띠었다.

 

이 충무공 묘소 채무변제 영수증 /문화재청
이 충무공 묘소 채무변제 영수증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현충사 중건 9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동봉된 편지에는 밥 짓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을 보낸 서소선·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돈(1), 점심 한 끼를 굶고 모은 돈(11)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 국내는 물론, 일본, 미주, 멕시코지역 한인·유학생 등 기부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겨있다. 또한, 관련 기록물에서는 동일(東一)은행 채무액(2,372)의 변제사실과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던 현충사 중건 결의, 기공 후 이듬해인 193265일 낙성식 개최 등 지출내역 전반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유물은 충무공 고택 내 창고(목함)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2012년에 발견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 전 민족을 결집시켰던 성금 모금에서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이 충무공 묘소 채무변제에 써달라는 서소선·박순이의 편지 /문화재청
이 충무공 묘소 채무변제에 써달라는 서소선·박순이의 편지 /문화재청

 

한편 문화재청은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박상진(朴尙鎭, 1884-1921)은 의열투쟁 비밀단체 광복회를 결성하고 총사령을 역임한 독립투사다. 이번에 등록된 문화재는 광복회연락거점의 실체와 투옥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 옥중 편지광복회가 친일부호 처단 사건 등으로 대거 체포될 당시 투옥된 박상진이 공주 감옥에서 동생들에게 쓴 편지로, 공판을 위해 뛰어난 변호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상덕태상회청구서는 미쓰이물산(부산출장소)이 물품의 대금을 요청하는 청구서로, 광복회의 비밀연락 거점지로 삼았던 상덕태상회의 실체, 규모, 존속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유물들은 1910년대 국내외 조직을 갖추고 군대양성, 무력투쟁, 군자금모집, 친일파 처단 등 항일 독립운동에서 큰 역할을 한 광복회와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 /문화재청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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