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광장에 선보인 뜻밖의 멕시코 조형물
박물관 광장에 선보인 뜻밖의 멕시코 조형물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6.2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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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마틴의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지하의 신 믹틀란테쿤틀리도 관심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광장에 두 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진 조각형이 서 있다.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의 조형예술작가 하비에르 마린이 제작한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라는 조형물이다. 625일부터 전시된 이 조형물은 828일까지 공개된다.

찰치우이테스’(Chalchihuites)는 아스테카의 언어인 나우아틀어로 귀중한 돌’, 혹은 물방울이란 뜻이다. 작품은 직경 5m의 두 개의 동심원 구조 안에 인체의 조각을 엮어 놓은 형태이다. 아스테카인들은 물이나 피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동심원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의미한다. 또한 두 개의 동심원은 각각 스페인 침략 이전 아스테카와 그 이후 시대를 상징하며, 닮은 형태는 두 시대가 이어졌음을 나타낸다. 140cm, 무게가 1,878kg에 달한다.

각 인체 조각들은 극적인 분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비슷한 조각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있어 역시 이중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결국 이 작품은 멕시코의 역사에서 보이는 정복과 피정복, 가해자와 희생자 사이의 갈등과 평화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담고 있다.

작가 하비에르 마린(Javier Marín)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조형예술 작가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300회 이상의 개인·단체 전시를 개최하였다. 이번에 전시된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는 마린이 2007년에 제작한 것으로,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작품은 멕시코를 비롯해 벨기에 왕립예술박물관, 네덜란드 헤이그 박물관콤플렉스 등 유럽의 주요 박물관 등에 전시된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 /박차영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 /박차영
찰치우이테스의 뒷면(왼쪽) /박차영
찰치우이테스의 뒷면(왼쪽) /박차영
찰치우이테스의 뒷면(오른쪽) /박차영
찰치우이테스의 뒷면(오른쪽) /박차영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특별전으로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이 열리고 있다. 아즈테카(Azteca)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에 의해 1521년에 멸망한 멕시코의 원주민제국이었다. 카톨릭 정복자들은 원주민들이 인신공양을 한다는 이유로 미개국으로 치부, 그들의 문화를 깡그리 말살했다. 그들의 신전 위에 성당을 지었고,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호수 테노치타틀란을 메워버렸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는 땅속에서 꾸준이 발굴되고 있다.

중앙박물관은 한-멕시코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아스테카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기 위해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쿤틀리 /박차영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쿤틀리 /박차영

 

전시품 중에 주목되는 유물은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쿤틀리(Mictlantecuhtli).

피부가 벗겨지 것처럼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움푹 파인 배 위로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간, 커다란 손에 길게 뻗어나간 손톱. 왠지 사람이라 하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모습은 죽은자의 영역을 지배하는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쿠틀리다. 죽음을 맞이한 모든 사람은 지하세계에서 그와 대면한다. 아스테카 신회에 따르면 창조의 신 케차코아틀은 믹틀라테쿠틀 리가 다스리는 지하세계에서 거인의 뼈를 가져와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 냈다.

dl 소조상은 템플로 마요르 옆에 위치한 독수리의 집에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수백개로 조각난 상태였다. 본래 온몸은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머리는 검은 곱슬머리가 꽂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발굴하는데만 5개월이 걸렸고, 복원작업에만 1년 가까이 소요되었다. 높이가 176cm, 무게가 128kg 정도로 크게 아스테카의 예술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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