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유물 2점 국내 환수
조선시대 왕실유물 2점 국내 환수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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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 기부금으로 ‘백자이동궁명사각호’,‧‘중화궁인’ 해외경매서 매입

 

조선시대 왕실에서 쓰던 유물 2점이 해외경매를 통해 매입되어 국내에 환수되었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2점의 유물은 조선 시대 숙선옹주(淑善翁主, 1793~1836, 정조의 서차녀, 수빈 박씨 소생)가 살던 궁에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와 조선 시대 왕실 관련 인장인 중화궁인’(重華宮印)이다. 이 두점의 유물은 라이엇 게임즈 후원으로 지난 3월 미국 뉴욕의 경매에서 매입해 환수되었다.

 

중화궁인(왼쪽)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오른쪽) /문화재청
중화궁인(왼쪽)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오른쪽) /문화재청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조선 19세기 분원 관요(分院官窯) 주1)에서 제작된 단아한 형태의 사각호로, 바닥면에 청화(靑華) 주2)로 쓴 履洞宮(이동궁)’이라는 명문이 있다.

조선시대에 왕자와 공주, 옹주가 혼인 후 거처하던 집도 궁으로 불렀다. 왕실 가족의 궐 밖 궁가는 사동궁(寺洞宮)과 계동궁(桂洞宮) 등 지명을 따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백자호에 쓰여 있는 이동(履洞)은 현재 서울시 중구 초동일대의 지명으로, 이 백자호는 혼인 후 이동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숙선옹주(淑善翁主)의 궁가에서 사용된 기물로 추정된다.

 

중화궁인의 인뉴(印鈕, 도장 손잡이)는 서수(瑞獸주3)모양이고, 인면(印面, 도장에 글자를 새긴 면)重華宮印(중화궁인)’을 전서(篆書)와 해서(楷書) 주4)가 혼용된 독특한 서체로 조각되어 있다. ‘중화궁<승정원일기><일성록>, <비변사등록> 등에 언급되어 있으며, 앞으로 면밀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중화궁인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 바닥면 /문화재청
중화궁인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 바닥면 /문화재청

 

이번 문화재 환수에 앞서 지난 2017효명세자빈 죽책’, 2018년에 덕온공주 동제인장덕온공주 집안 한글자료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번 두 문화재는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관리될 예정이다.

 

두 문화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이 국외 경매현황을 점검하다 발견해 경매에 참여해 구매한 것들이다. 이번 환수에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지킴이협약을 맺고 있는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한국대표 박준규)의 기부금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환수에 기여한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문화재 환수·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다. 그동안 조선 시대 불화 석가삼존도효명세자빈 죽책’, 항일의병장 척암 김도화의 척암선생문집책판환수에 도움을 주었다.

 


1) 분원 관요(分院 官窯): 조선 시대 왕실·관천용 도자기 수급을 위해 조선 시대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 운영된 도자기 제조장

2) 청화(靑華): 자기에 색이나 문양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안료의 일종으로 푸른빛을 띠며, 백자 바탕흙(태토, 胎土) 위에 청화로 문양을 그린 백자를 청화백자라고 함

3) 서수(瑞獸): 상서로운 짐승

4) 전서(篆書)해서(楷書): 한자 서체의 하나로 전서는 고대 한자서체, 해서는 정자로 쓰는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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