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
한국,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7.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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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서울서 한미 재무장관회의…“필요시 외화유동성 공급”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에게 우리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미 재무장관이 서울서 만난 것은 6년만이다.

추 부총리는 한국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부총리는 가격상한제가 국제 유가와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와 관련, 옐런 장관은 지난 71일 컨퍼런스콜에 이어 이번에도 가격상한제 실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옐런 장관은 추 부총리의 동참 의사에 사의를 표하며, 향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도 적극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밀했다.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는 6월말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합의되었다. 이는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을 정해 고유가로 인한 러시아의 수익 창출을 방지하고 에너지 시장을 정상화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연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영국 등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자 세계 에너지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수출물량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수입이 증가하는 규제 역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가격 상한제 도입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중이다. 그 중 하나가 상한선 이상의 가격으로 팔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에 대해 선박보험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방안이다.

 

한편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양국간 외환시장 관련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한미 재무장관은 대외요인에 의해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졌으나 한국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과거 위기시와 달리 여전히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 등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양국 장관은 외환시장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외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이 발언은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한편 재닛 옐런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날 접견에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합의한 외환시장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상간 합의 취지에 따라 경제안보 동맹 강화 측면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양국 당국간 깊이 있게 논의해주기를 당부했다.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한미 안보 동맹이 정치ㆍ군사 안보와 산업ㆍ기술 안보를 넘어 경제ㆍ금융 안보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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