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작동하는 양자 엔진, 실험으로 입증
빛으로 작동하는 양자 엔진, 실험으로 입증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7.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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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안경원 교수팀 세계 최초로 구현…엔진효율 향상 가능성 열어

 

빛으로 동작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되었다. 그동안 초방사 엔진은 이론적으로만 제기된 것으로, 이번에 실험을 통해 실용화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진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안경원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722일 게재되었다.

 

안경원 교수 /과기정통부
안경원 교수 /과기정통부

 

초방사(超放射, superradiance)란 양자역학적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행동하는 원자들이 집단적으로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이다. 초방사 양자 엔진은 강하게 방출된 빛의 압력으로 작동하는데,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존재했다. 엔진의 동작을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초방사 현상을 켜고 끌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러한 제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안경원 교수의 연구팀은 다수의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들고 그들의 양자위상을 직접 제어하면, 초방사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체스판 모양의 나노 구멍 격자를 통과한 일부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든 후, 이러한 원자들이 두 개의 거울로 구성된 공진기 안에서 빛을 내도록 했으며, 거울은 빛의 압력을 받아 일을 하는 엔진의 피스톤 역할을 하도록 실험장치를 구성했다. 이때 레이저를 통해 원자들의 양자위상을 제어하여 원자들이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여 원자가 방출한 빛의 압력에 의해 가열, 팽창, 냉각, 수축 등에 따라 양자엔진이 잘 동작하는 것을 관측했다.

팽창과정에서 엔진의 온도는 15만도까지 올라갔고 그에 따른 엔진 효율이 98%에 달하여, 기존 연구에서 엔진 온도가 최고 1만도, 엔진 효율이 48%였던 것과 큰 대비를 보였다.

 

안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으로 동작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첫 사례라며, “초방사 현상을 제어하는 기술개발로 양자 엔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구현된 엔진의 출력이 낮아 실용화를 위해서는 더욱 강한 빛을 이용할 필요가 있디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초방사 열기관 구현을 위한 실험 모식도 /자료=과기정통부
초방사 열기관 구현을 위한 실험 모식도 /자료=과기정통부

 

<작동원리>

y축 방향으로 날아가는 원자(주황색 총알모양)는 대부분 나노 구멍 격자 막(회색 체스판 모양)에 가로막히고 일부 원자들만 구멍을 통과한다. 구멍을 통과한 원자들은 상태 제어용 레이저(자홍색 빛)에 의해 강한 빛을 방출할 수 있는 초방사 상태(양자중첩상태)로 준비된다. 준비된 원자들이 x축 방향으로 위치한 공진기(푸른색)를 통과하면서 공진기 내부에 빛을 방출하여 거울에 작용하는 압력이 증가한다. 위와 같은 상황은 엔진에 비유할 수 있으며, 이때 거울(하늘색)은 엔진의 피스톤 역할을 하며 작동 유체는 광자 가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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