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①…도내해가 만든 천혜의 항구
거문도①…도내해가 만든 천혜의 항구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2.07.24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와 제주 길목에 위치. 지정학적 요충…1885년 거문도사건 흔적 남아

 

영국의 윌리엄 브로튼 함장이 1797년 해군함정 프로비던스호로 남해안을 항해한지 88년후, 영국 해군은 남해안 길목에 있는 거문도를 점령했다. 1885년에 일어난 이른바 거문도사건이다.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 위치에 있으며, 세 개의 섬이 병품처럼 둘러싸 천연의 항만을 형성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남해의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다. 행정구역은 전남 여수시 삼산면에 속해 있다.

 

​거문도 지도 /네이버지도​
​거문도 지도 /네이버지도​

 

면적 12이며, 다도해의 최남단 섬이다. 서도·동도·고도의 세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로부터 삼도라고 했다.

거문도란 이름이 생긴 것은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丁汝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정여창은 1885년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했을 때 이를 감시하기 위해 군함을 이끌고 거문도를 시찰한 적이 있는데, 이때 대학자 김유(金瀏)의 문장력에 탄복했다고 한다. 정여창은 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거문(巨文)으로 개칭하도록 건의, 조선 조정이 받아들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다른 이야기로는 서도의 수월산 아래 바다 속에 길이 30m 가량의 남근 바위가 있는데, 그 영험으로 일찍부터 문장과 학문이 탁월한 인물이 배출되었다는 것이다. 그 바위를 "문필암"이라 부른다고 한다. 유학자 김유를 기리는 거문사, 유학자 만해 김양록을 기리는 서산사 등의 유적이 있다.

동도의 망향산(247m)이 최고봉이며, 서도에는 음달산(237m)·수월산(128m) 등이 있다. 해안엔 작은 돌출부가 많고 대부분 암석해안이다. 동도의 남쪽 해안은 높은 해식애로 이루어져 있다.

서도의 수월산 남쪽 끝에는 19054월 남해안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등대가 있다.

 

거문도 /촬영=이효웅
거문도 /촬영=이효웅
거문도 /촬영=이효웅
거문도 /촬영=이효웅

 

세 개의 섬이 바다를 둘러싸 내해(內海)를 이루는데, 이를 도내해(島內海)라고 한다. 남북 길이 3.75, 최대 폭 1.75, 최대 수심 6.2m에 이른다. 도내해엔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도 비교적 깊어 큰 배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천연의 항만을 이루고 있다. 도내해 남쪽에 있는 고도(古島)에는 1918년 개항한 거문도항이 있고, 동도와 서도의 도내해 쪽에는 방파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거문도항 /촬영=이효웅
거문도항 /촬영=이효웅
거문도항 /촬영=이효웅
거문도항 /촬영=이효웅

 

동도와 서도 사이에 거문대교가 잇고 있다. 사장교이다. 길이는 560m이며 연결 도로까지 합하면 1.72km. 2015년에 개통되었다

앞서 고도와 서도 사이엔 1991년에 250m의 삼호교가 개설되었다.

 

거문대교 /촬영=이효웅
거문대교 /촬영=이효웅

 

188531(음력)부터 188725일까지 2년간 영국해군이 거문도를 점령했다. 조선 임금은 고종이었다.

러시아가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연해주를 확보하고 블라디보스톡에 항구를 갖게 되자 영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 함정이 남하하는 길목에 있는 거문도를 일방적으로 점령한 사건이다. 조선조정에 통보하지 않는 불법 점거였다. 영국은 청나라와 일본에 점령 사실을 통고했고, 청나라는 정여창을 거문도에 파견했다.

2년 동안 거문도를 점령하면서 영국군은 영국기를 게양하고 포대와 병영을 쌓는 등 섬 전체를 요새화했다. 섬 주위에는 수뢰를 부설하고 급수로와 전선을 가설했다. 또 동도의 남단과 고도를 연결하는 제방 축조 공사도 벌였다.

영국은 이 섬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 항구를 해밀턴항(Port Hamilton)이라고 했다. 영국이 물러나고 섬의 이름을 삼도에서 거문도로 바꿨다.

거문도에는 영국군의 거문도 점령 당시 현지에서 사망한 영국군 수군묘비와 영국군이 설치한 해밀턴 테니스장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영국군묘 /촬영=이효웅
영국군묘 /촬영=이효웅
영국군묘 /촬영=이효웅
영국군묘 /촬영=이효웅

 

소삼부도(小三夫島)는 거문도 동도에서 동쪽 해상으로 약 2떨어져 있는 무인도다. 최고봉의 해발고도는 120m이다. 북쪽과 동쪽에 만()이 발달해 있으며, 무인등대가 있다. 해안 근처에 검등여·둥근섬 등의 부속 섬들이 있다.

 

소삼부도 /촬영=이효웅
소삼부도 /촬영=이효웅
소삼부도 /촬영=이효웅
소삼부도 /촬영=이효웅

 

대삼부도(大三夫島)는 거문도 동도에서 동쪽 해상으로 약 5떨어져 있는 섬이다. 한때 사람이 살았으나 지금은 무인도가 되었다. 섬의 둘레는 6.2이고, 최고봉의 해발고도는 177.6m이다. 동백나무를 비롯한 상록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해안을 따라 해식애가 발달했고, 쌍굴이라 해식동굴이 유명하다.

 

대삼부도 /촬영=이효웅
대삼부도 /촬영=이효웅
대삼부도 해식동굴 /촬영=이효웅
대삼부도 해식동굴 /촬영=이효웅
대삼부도 해식동굴 /촬영=이효웅
대삼부도 해식동굴 /촬영=이효웅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