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기다림…지광국사탑, 원주로 환지본처
100년의 기다림…지광국사탑, 원주로 환지본처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6.21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건축분과 문화재위원회, 110년만에 원주 법천사지로 이전 결정

 

100여년의 기다림 끝에 국보 제101호 지광국사탑이 원래 있었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로 환지본처 1)한다.

문화재청은 건축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지광국사탑을 원주시 법천사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法泉寺)에 세워졌던 고려 시대 지광국사 2)(智光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승탑 3)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전 후 모습(2015년 촬영)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전 후 모습(2015년 촬영) /문화재청

 

이 탑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한 일본인에 의해 원주에서 서울로 반출되었다가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었다. 이후 테라우치 총독이 반환 명령을 내려 국내로 돌아와 1915년 경복궁에 옮겨졌고, 그후 경복궁 내 여러곳을 전전했다. 한국전쟁 때 상부 옥개석등 부재가 12,000 조각으로 파손되어 시멘트등으로 긴급 복원했으나 곳곳에 균열되었고 복원부위가 깨져 나갔다.

그후 지광국사탑은 2005년과 2010년 시행된 정기조사와 2014년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2015년 시행한 정밀안전진단 등에서 다수의 균열과 모르타르(mortar) 복원 부위 탈락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모르타르로 복원된 옥개석(屋蓋石, 지붕돌)과 상륜부는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석탑의 추가적인 훼손이 우려되면서 20159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해체보존처리하기로 결정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5월부터 보존처리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해체부재들을 기록하고,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파손된 부재를 접착하고, 결실된 부재들에 대해서는 새 돌로 제작하는 등의 보존처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석재의 산지(産地) 분석, 결실부재에 대한 복원도상 연구, 무기질 결합재의 성능개선 연구 등 부차적인 학문적 성과도 내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해까지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보전처리한 지광국사탑을 어디에 놓을 것인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이 탑의 관리권을 갖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외부에 전시할 경우 훼손가능성이 높아 용산 국립박물관에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원주시는 탑이 원래 위치한 원주시 법천사 터로 되돌려 달라고 요청하면서 반환운동을 벌여왔다.

이에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지광국사탑을 원주 법천사지로 이전을 결정했다.

 

원주 법천사지 전경 /문화재청
원주 법천사지 전경 /문화재청

 

현재 원주 법천사지에는 옛 탑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고 당시 함께 조성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탑비(국보 제59)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탑의 보전을 위해 원래의 위치에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안과 법천사지 내 건립을 추진 중인 전시관 내부로 탑과 탑비를 함께 이전하여 보존·전시하는 방안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승탑의 원래 위치에서 복원할 경우, 탑과 탑비의 보존 상태를 감안할 때 보호각 설치가 불가피한데, 보호각의 설치로 인한 주변 경관 저해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 전시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최적의 보존환경 구축이 가능하지만, 원래의 위치에 대한 진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약 15년간 진행된 법천사지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유적들을 종합적으로 전시홍보할 수 있도록 유적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보존환경이 석탑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와 관계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문화재청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문화재청

 


1) 환지본처(還至本處) :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의 불교용어.

2) 국사(國師): 신라·고려 시대에 있었던 승려의 최고법계

3) 승탑(僧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 부도(浮屠, 浮圖)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