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세자 행차시 기린 앞세운 까닭
조선시대 왕세자 행차시 기린 앞세운 까닭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8.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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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군이 다스리는 태평성대 기대하는 마음…상상의 동물로 어진 마음 상징

 

동물원에서 볼수 있는 포유류 기린과 동양 철학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 기린(麒麟)은 한자를 공유한다.

상상의 동물 기린은 성품이 온화하고 어질어서 살아있는 벌레를 밟지 않으며 돋아나는 풀을 꺾지 않는 등 성군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고,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자인 세자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수컷은 기(), 암컷은 린()이라고 한다. 기린은 성인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고 하하며, 몸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 같고,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빛깔은 오색이라고 한다.

 

기린기 /문화재청
기린기 /문화재청

 

조선시대 왕세자가 행차할 때 의장군이 기린을 그린 깃발 기린기를 들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8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기린기를 선정하고, 1일부터 왕실의례전시실에서 공개한다.하고,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영상으로도 공개한다.

기린의 모양은 말, 사슴, 용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고궁박물관이 소장한 기린기 속 기린은 노루 몸통에 용의 얼굴과 비늘을 가졌고, 소와 비슷한 모양의 꼬리에 말발굽이 있으며, 뿔과 갈기가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1892년 고종을 위한 잔치를 기록한 책인 진찬의궤(進饌儀軌)의 기린기 도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기린기는 약 3m 길이의 대나무에 끈으로 묶어 매달았다. 의장기를 잡고 이동할 때에는 1명이 자루를 잡고 다른 2명이 자루에 연결된 끈을 잡았다. 자루 끝에 기수의 허리나 어깨에 고정할 수 있는 보조 도구인 봉지통(捧持筒)을 끼워 깃발의 무게를 지탱했다. 비가 올 때에는 깃발에 씌우는 우비(雨備)가 있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깃발을 자루에 감아 청색 무명 보자기에 싸서 보관하였다.

기린기는 조선시대 왕세자 행렬에 사용된 2235개의 의장물 중에서 왕세자 의장에서 사용된 특징적인 깃발로, 성군이 다스리는 태평성대를 기대하는 마음이 담겼다.

이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층 왕실의례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에서 국·영문 자막과 함께 해설영상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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