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만 펠로시 만나지 않는다는 지적
윤 대통령만 펠로시 만나지 않는다는 지적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8.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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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 전격 방문으로 미중 대결 고조…윤 대통령과는 접견 일정 없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83일 대만 방문을 강행,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담하고 입법원(의회) 지도부와 만났다. 펠로시는 중국의 대만침공 억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이 홍콩에서 한 일보다 더 많은 증거는 필요하지 않다. 일국양제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펠로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양국 교류 확대와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뜻을 밝혔다. 중국을 향해서는 혹독한 인권 탄압과 법치의 무시 비판했다.

이에 중국은 대대적인 군사훈련에 들어갔고, 미국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급파하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은 없었지만 중국은 대만 인근 해역을 포위한 구도에서 고강도 해군, 공군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을 향해서도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펠로시의 다음 일정은 한국이다. 그는 4일 김진표 국회의장 등 여야 원내대표들을 만난 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한다.

 

펠로시의 돌발행동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본, 호주, 인도와 태평양-인도양 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을 조여갔다. 하지만 그런 바이든도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하나의 중국정책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펠로시의 행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서 이탈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백악관도 마지못해 대통령은 하원의장의 순방 결정을 존중하며 이것이 미국의 정책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대만을 방문, 차이잉원 총통을 접견한 낸시 펠로시 의장 /위키피디아
8월 3일 대만을 방문, 차이잉원 총통을 접견한 낸시 펠로시 의장 /위키피디아

 

관심은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대만의 국민당 정부는 1949년 장제스 정부가 본토를 버리고 쫓겨갈 때 한국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더라면 존재 여부가 불투명한 역사적 이력이 있다. 6·25 전쟁 이후 동서냉전이 격화되면서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가 대만 수호를 약속했고, 그후 중국의 도발이 3차례 있었지만, 미국 태평양함대가 대만해협을 지켜주었다. 역사적으로 대만 문제는 한반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었다.

 

언론들도 펠로시의 대만방문 이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4일자 동아일보 사설은 한국정부의 신중한 외교를 주문했다. “격앙된 중국 반응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는 미국과의 협력을 차분하게 논의하되 대외 메시지 발신에는 한층 신중할 필요가 있다. 원치 않는 외교 분쟁이나 갈등에 휘말리지 않도록 진중하게 접근해야 할 때이다.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과 반도체 안보 위기 등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치밀한 전략적 판단에 기초한 대미, 대중 외교가 더 절실해졌다.”

경향신문 사설도 비슷한 논조다. “펠로시는 3일 다음 방문지인 한국으로 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조하에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신중하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을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일정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양국 국회의장 협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휴가일정을 이유로 펠로시와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사설이런 윤 대통령이 서울에 있는데도 사전 양해를 구했다며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중국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면서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만나야 했다는 논리를 폈다. “중국은 우리 최대 교역국이자 북핵 문제 핵심 관련국으로 신중하게 다뤄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처럼 굴종적 자세로는 왜곡된 관계만 계속될 뿐이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이 미국과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내 의전 서열 3위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펠로시는 대만 차이잉원 총통,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말레이시아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와도 회동을 가졌고,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도 만날 일정이 잡혀 있다. 윤 대통령만 만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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