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만든 신드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만든 신드롬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8.21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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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재판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표현…장애인 편견을 성찰하는 계기

 

케이블 채널 ENA가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속드라마가 818일로 종영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첫방송을 시작한 629일에 0.948%였던 전국시청률이 16회가 끝나는 날 17.534%로 치솟았다. 마지막회 수도권 시정률은 19.210%를 기록했다. 이름도 듣지 못한 채널에서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채널 ENA는 통신계의 거대기업 KT의 자회사 sky TV가 운영하는 채널로 올해 4ENA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KT는 드라마 하나로 새 브랜드를 확실하게 홍보했고, ‘우영우의 인지도에다 KT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ENA의 채널을 1번으로 끌어올리는 기회도 만들었다.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역)가 변호사가 되어 법정 안팎에서 사회통염과 편견, 차별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통쾌하게 판결을 이끌어내는 드라마다.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낳았다.

 

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던진 우영우신드롬은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변호사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했다는 점을 들수 있다. 다소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자폐라는 장애의 특성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준 드라마였다.

우영우의 천재성도 재미를 더한 요인이다. 5살까지 아무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어느날 형법을 줄줄 욀 정도로 뛰어난 습득 능력을 지니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다. 변호사로서 우영우의 천재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복잡하고 방대한 법조문을 천재적인 머리로 파악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에 시청자들은 그 부러움으로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또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막장성이 후반부의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우영우는 아버지와 법무법인 태산의 대표변호사 태수미의 혼외 딸이다. 이 사실은 안 법무법인 한바다의 대표 한선영이 우영우를 입사시켰고, 태수미가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되었을 때 그 비밀을 폭로하려 한다. 우영우에게 아버지가 다른 동생 최상현이 해커로 등장한다. 이 복잡하게 꼬인 막장드라마의 스토리는 자칫 법정드라마가 갖기 쉬운 무미건조함을 덮어주는 것은 물론 오히려 재미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유발했다.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도 독특했다. 성소수자,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노인 돌봄 문제, 어린이 인권도 소재로 등장했다. 여성들이 권고사직당하는 현실, 탈북민 문제도 짚었다. 난개발에 따른 천연기념물 팽나무의 경우도 화제가 되어 문화재청이 나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예고했다.

고래 이야기는 백미였다. 세계적인 고래보호운동을 국내에 끌어왔고, 고래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해양수산부가 나서서 마지막 남은 돌고래를 곧 바다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우영우 드라마의 영향일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사건 상당수가 실제 사건을 극화한 것이고 한다. 2자유로 현천동 구간에서 발생한 소송, 불법 도박장 로또 당첨금 사건. 농협 사내부부 해고사건, 지리산 천은사 입장료 소송,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이 각색되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으뜸으로 평가된다.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은 스타덤에 올랐고, 정명석 역이 강기영, 이준호 역의 강태오, 동그라미 역의 주현영, 최수연 역의 하윤경, 권민우 역의 주종혁 등의 연기도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유행어도 많이 남겼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우투더 영투더 우등이 그것이다.

 

자료=ENA 홈페이지
자료=EN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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