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구마모토 농장 진료기록물, 문화재 되다
군산 구마모토 농장 진료기록물, 문화재 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9.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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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박사가 자혜진료소에 근무하며 소작인 2만여명 진료한 기록

 

이영춘(李永春, 1903~1980)은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태어나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후 군산에 세워진 자혜진료소에 내려와 근무했다. 자혜진료소는 전라북도 군산 일대에서 3,500 정보의 대토지를 소유하며 농업왕국을 형성한 일본인 대주주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 1879~1968)가 세운 의료기관이었다. 구마모토는 조선인 소작인을 수탈하는 한편 그들에게 근대적 치료를 시혜처럼 베풀었다. 처음으로 근대 의료 혜택을 받게 된 소작인들과 가족들은 진료소에 연일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 자혜진료소에 이영춘이 1935년 의무실 진료소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진료기록을 썼다. 그 진료기록물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되었다.

 

​자혜진료소 일지 /문화재청​
​자혜진료소 일지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이영춘 농촌위생 진료 기록물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고시했다.

이영춘 농촌위생 진료 기록물은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영춘 박사가 직접 기록한 자혜진료소 일지와 개정중앙병원 일지, 농촌위생연구소 일지 등 관련 기록물 3건으로 구성됐다.

자혜진료소 일지는 1935년 일본인이 경영하는 군산 구마모토 농장의 의료원인 자혜진료소의 소장으로 부임 후 구마모토 농장 소작인 3천 가구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료하면서 기록한 기록물이다.

개정중앙병원 일지는 진료소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입원 및 수술환자를 위하여 1947년 설립된 개정중앙병원 진료기록으로, 당시 농촌 주민의 건강상태와 농촌의 의료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영춘 박사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재학 시절 설립자 에비슨의 가르침이었던 치료보다는 예방의 중요성을 실천하기 위해 1948년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영춘 박사가 직접 작성한 농촌위생연구소 일지는 농촌사회에 만연한 기생충, 결핵, 전염병 등으로부터 농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펼친 농촌위생사업 활동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의료체계가 구축되기 전 농촌 보건위생 체계를 갖춘 드문 사례로써 공중보건 의료사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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