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 밝혀졌다
희귀종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 밝혀졌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9.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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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6번째 번식 성공…가락지 부책해 중국까지 이동경로 확인

 

뿔제비갈매기는 중국 동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정도의 정보만 알려진 희귀한 새다.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2000년 중국 남부의 한 섬에서 4쌍이 번식하는 것이 발견되었고, 최근 중국에서 번식사업이 성공해 개체수가 76~82마리까지 증가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는 위급(Critically Endangered)으로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4월 전남 영광군에 있는 무인도 육산도에서 괭이갈매기 무리 사이에서 알을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가 최초로 발견되어 전세계 5번째 번식지로 기록된 바 있다.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육산도에는 총 7마리의 뿔제비갈매기가 찾아왔으며, 그중 한 쌍이 알을 낳아 새끼 1마리를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2016년 이후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뿔제비갈매기의 6번째 번식에 성공했으며, 가락지의 재관찰을 통해 이 철새의 이동경로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61일 뿔제비갈매기 성조 1마리의 다리에 금속가락지를, 새끼 1마리의 다리에 노란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했다. 올해 63일 육산도에서 성조 2마리와 올해 태어난 새끼 1마리를 포획해 성조에는 흰색 유색가락지(어미 개체 PB 표시, 비번식 개체 PA 표시), 새끼에는 하늘색 유색가락지(070 표시)를 끼우는 과정에서 성조 1마리(PA 표시)가 지난해 금속가락지를 부착한 개체와 동일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육산도에 머물렀던 뿔제비갈매기 중 일부가 다시 이 지역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중 흰색 유색가락지가 부착된 성조 1마리(PB 표시, 어미새)와 하늘색 유색가락지가 부착된 새끼 1마리는 6월 말 육산도를 떠난 후 국립생태원 연구진에 의해 7월 말 전북 고창군 해안의 괭이갈매기 무리에서 지내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 2마리는 8월까지 중국 칭다오시 해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금속가락지와 흰색 유색가락지가 부착된 성조 1마리(PA 표시, 비번식개체)는 앞서 두 마리와 같은 시기에 육산도를 떠나 82일 전북 고창 해안에서 우리나라의 한 '조류 탐색 활동가(탐조 활동)'에 의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4일 뒤인 86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서쪽으로 536km 떨어진 중국 칭다오시 자오저우만(Jiaozhou Bay) 해안에서 '조류 탐색 활동가'에 의해 촬영됐다.

 

새 모형(decoy) 옆에 둥지를 튼 어미새(↓) /환경부
새 모형(decoy) 옆에 둥지를 튼 어미새(↓) /환경부

 

한편, 지난해 노란색 유색가락지가 부착된 새끼 1마리의 이동경로도 파악됐다.

이 새는 지난해 9월 말에 육산도에서 서쪽으로 610km 중국 산둥성 르자오(Rizhao) 해안에서 중국의 조류 탐색 활동가에 의해 확인됐다또한, 이 새는 올해 621일에 산둥성 해안에서 남쪽으로 1,262km 떨어진 대만 이란시 난양(Lanyang) 하구에서 그 지역 조류 탐색 활동가를 통해 발견됐다. 2달 후인 8월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자오저우만(Jiaozhou Bay)에서 목격됐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뿔제비갈매기의 이동경로의 확인은 유색가락지 부착과 함께 국내외 조류 탐색 활동가들의 관찰기록이 공유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국립생태원은 앞으로도 긴밀한 국내외 조류 관찰 협력망을 구축하여 뿔제비갈매기의 이동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번식생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의 서식지 보전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자료=환경부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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