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기자 아만푸어의 당당함
CNN 기자 아만푸어의 당당함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9.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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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인터뷰에 히잡 거부로 인터뷰 취소

 

아만푸어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CNN의 전쟁기자다. 아만푸어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1990년 걸프전이 터졌을 때 쿠웨이트 전쟁 현장에 뛰어들어가 생생하게 중계방송을 한 일이다. 여기자가 위험한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경영적자에 시달리던 CNN은 걸프전 생중계로 시청율을 올려 수익을 내게 되었고, 그 국면 전환에 아만푸어가 크게 기여했다. CNN으로서도 아만푸어는 소중한 인적자산인 셈이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Christiane Amanpour)는 올해 나이로 64세다. 1958년 영국 런던 교외의 일링이란 곳에서 태어나 영국국적을 취득했다. 아버지 모하마드 타기는 이란인으로 이란 항공사의 중역이었고, 어머니 패트리샤 앤은 영국인이었다. 아버지는 시아파 이슬람, 어머니는 카톨릭 교도였다. 아만푸어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지 않고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테헤란에서 자랐다. 11살에 영국에 가 학교를 다녔고, 가족들은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나자 영국으로 돌아갔다. 아만푸어는 영어와 페르시아어에 능통하다.

아만푸어는 미국 로드아일란드에서 저널러즘을 공부했고, 1983CNN에 입사, 국제부에 근무하던 중에 걸프전이 터지자 현장에 뛰어들어 유명세를 탔다. 2010~2012ABC뉴스로 잠시 이적했다가 다시 CNN으로 돌아갔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사진=CNN 홈페이지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사진=CNN 홈페이지

 

아만푸어가 다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아만푸어와의 인터뷰를 취소하면서, 그 이유로 아만푸어의 히잡 착용 거부를 들었다.

아만푸어는 뉴욕을 방문중인 이란 대통령을 21일 인터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이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아만푸어에게 인터뷰 중 머리에 헤드스카프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란 측은 스카프 착용이 존중의 문제이며 거부할 경우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만푸어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라이시 대통령은 인터뷰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아만푸어는 이란에서 활동할 때 현지 법률과 관습에 따라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취재했다. 그렇게 않으면 언론인으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법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이란 관료와 인터뷰를 할 때는 머리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게 아만푸어의 주장이다. 그는 SNS여기는 뉴욕이다. 헤드스카프와 관련한 법률이나 전통이 없다.”고 썼다.

 

이란에서는 22살 젊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숨진 사건을 있었다. 이를 계기로 며칠째 전국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10명 가까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라이시 대통령이 이런 민감한 시기에 CNN의 거물기자가 히잡을 둘러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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