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떠돌던 조선관리 묘지석 2점, 국내 귀환
일본을 떠돌던 조선관리 묘지석 2점, 국내 귀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9.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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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청화김경온묘지와 백자철화이성립묘지. 의성 김씨와 경주 이씨와도 협의

 

일본에 떠돌던 조선시대 관리의 묘지석 2점이 국내로 귀환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8일 경북 안동 소재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일본 거주 한국인이 기증한 백자청화김경온묘지’(白磁靑畵金景溫墓誌)백자철화이성립묘지’(白磁鐵畵李成立墓誌)에 대한 기증·기탁 행사를 했다.

묘지(墓誌)는 고인의 생애와 성품, 가족관계 등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는 돌이나 도판(陶板)으로, 개인은 물론 시대사 연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유물이다. 이번에 기증한 두 점의 묘지는 각각 백자청화와 백자철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백자청화김경온묘지(전체) /문화재청
백자청화김경온묘지(전체) /문화재청

 

백자청화김경온묘지는 1755년 제작된 단사(丹沙) 김경온(金景溫, 1692-1734)의 묘지다. 김경온의 본관은 경북 의성이며, 조부는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고 김성구다. 김경온은 영조 2(1726)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해 하급직인 건원릉 참봉으로 임용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고향인 예안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전념한 인물이다.

낮은 직위에 있었지만 김경온 묘지는 다섯 장의 구성이 완전하게 남아 있는데, 희고 부드러운 백토로 만든 판 위에 청화 안료를 이용해 정자로 바르게 쓴 해서체로 정갈하게 묘지문이 작성되어 있다. 특히 분원(分院)에서 청화백자묘지를 사적으로 구워 만들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도 매우 높다.

 

백자철화이성립묘지(전체) /문화재청
백자철화이성립묘지(전체) /문화재청

 

백자철화이성립묘지는 조선시대 무관으로 활동하였던 이성립(李成立, 1595-1662)의 묘지다. 묘지에 따르면 이성립의 본관은 경주이며 장지는 평안도 철산이다. 묘지는 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타 묘지에 비해 내용은 간결한 편이나, 17세기 후반 조선 변방 지역 무관들의 혼맥과 장례 등의 생활사를 살피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음각과 철화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묘지가 분리되지 않게 두 장을 마주 포개어 묶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뚫려있는 점 등 제작 방식에서 희귀성과 특수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기증은 소장자가 국외소재문화재재재단으로 연락해 묘지의 소장 사실과 한국으로의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두 묘지의 정확한 반출 시점은 알 수 없었으나 최근 일본의 문화재 유통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을 소장자가 발견하고 당연히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유물로 생각한다며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 없이 기증의사를 밝히면서 기증절차가 시작되었다. 이후 재단은 묘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원 소장처인 의성김씨 문중과 경주이씨 문중을 방문해 묘지가 일본에서 확인된 사실과 소장자의 기증 의사, 한국에서의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문중은 묘지의 국내반입과 국내에서의 보호와 활용과 관련한 문화재 당국의 조치에 흔쾌히 응하고 유물 공개와 기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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