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웅의 제주 탐사①…쉬어가는 섬 추자도
이효웅의 제주 탐사①…쉬어가는 섬 추자도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2.10.02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양인들에게 제주도가 퀠파트로 알려져…바닷새 번식지 사수도

 

영국 해군의 로버트 브로튼 함장이 1797년에 우리나라 해안을 탐사할 때에 제주도는 이미 서양인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그는 항해일지에 제주도를 퀠파트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섬에 높은 산봉우리가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한라산이다.

기록에 의하면 제주도는 1642년 네덜란드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박이 동북쪽으로 항해하다가 제주도를 발견하고 회사에 보고했다. 그때 네덜란드가 띄운 배는 선폭이 좁고 긴 갤리선이었다. 그런 형태로 제작한 첫 배의 이름이 갤리선 퀠파트 드 브락”(Galjodt't Quelpaert de Brack)이었고, 차츰 갤리선 퀠파트라고 줄여 부르게 되었다. 바로 그 퀠파트라는 배가 제주도를 발견했기에 동인도회사 사람들은 처음에 퀠파트호가 발견한 섬으로 부르다가, 어느날 이름 자체가 퀠파트로 바뀌고 말았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보고서에 제주도를 가리키는 퀠파트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48년이다. 네덜란드 지도에 그 이름이 오른 것은 1687년이다.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해 조선에서 13년간 억류생활을 하다가 1666년 탈출한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도 그의 표류기행문에서 제주도를 퀠파트(Quelpaert)라고 표현했다. 하멜의 기행문은 당대에 큰 인기를 끌어 제주도가 퀠파트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이후 유럽의 지도에서 제주도의 명칭은 퀠파트 섬으로 정착하게 된다. 영어로는 Quelpart, 프랑스어로는 Quelparte.

 

브로튼 항로 /이효웅
브로튼 항로 /이효웅

 

브로튼 함장은 기행문에서 제주도, 즉 퀠파트 주변을 항해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바깥쪽에 있는 평평한 섬과 2마일 이내이면서 수심 50패덤 이내에서 항로를 퀠파트 섬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유지했다. 정오에 남쪽 포인트는 남동 55°에 있으며, 바깥의 평평한 섬은 북서 81°, 10리그 떨어져 있었다. 한 복판의 뾰족한 산봉우리는 북동 12°에 있으며 끝자락은 북동 55°, 해안으로부터 4~5마일 떨어져 있다.

이 섬에서 가장 넓게 펼쳐진 부분은 동북동과 서남서 방향으로 11~12리그 길이다. 산봉우리는 놀라울 만큼 높은 땅으로 끝자락에서부터 중심을 향해 점차 솟아 있으며 섬의 거의 한 복판에 있다. 남쪽 포인트는 북위 33° 11‘. 동경 126° 20’에 위치한다.”

브로튼은 한라산을 대단히 높고 중심을 향해 점차 솟아 있다고 표현했다. 또 한라산의 위치도 측정해 적어두었다.

 

제주도 /촬영=이효웅
제주도 /촬영=이효웅
한라산 /촬영=이효웅
한라산 /촬영=이효웅

 

브로튼이 지휘한 함선 프린스 윌리엄 헨리 호는 제주 해안을 탐사하기 전에 추자도 부근을 지나갔다.

 

 

추자도 인근 /네이버지도
추자도 인근 /네이버지도

 

추자도(楸子島)는 전라남도 해안에서 제주도 사이에 위치한 군도로, 행정구역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추자면으로 되어 있다. 제주도 최북단의 섬이다. 제주에서 45km, 해남에서는 35km 떨어져 있어 전남 쪽이 더 가깝다.

추자도에 마을이 처음 들어선 것은 고려 원종 12(1271)부터이며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 바람이 심하면 바람을 피해가기 위해 기다리는 섬이라 하여 후풍도’(候風島)라 불렸다. 그 후 조선 태조 5년 이 섬에 추자나무 숲이 무성하다 하여 추자도로 바꿨다. 1910년까지 전라남도에 속했다가 행정구역 개편으로 제주시로 편입되었다. 행정구역상 제주특별자치도에 속하나, 생활은 전라남도에 의존하고 있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2개 섬이 있으며, 두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상추자도의 면적은 1.3, 하추자도의 면적은 4.15이며, 면사무소는 상추자도 대서리이며, 중학교는 하추자도에 있다. 추자면 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이 두 섬에 거주한다. 인구는 1,600명 가량이다.

부속 유인도서로 횡간도(橫干島)와 추포도(秋浦島)가 있다. 두 섬의 거주민을 다 합쳐도 20명 남짓인 작은 섬으로 가파른 지형 탓에 주민들이 모노레일을 이용해 섬을 오르내린다.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도 /촬영=이효웅

 

추자군도엔 38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추자도에서 동쪽으로 20km 떨어져 있는 사수도(泗水島). 사수도는 주변 해역에 어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추자도 어민들이 임시로 쉬는 곳이다.

사수도 일원은 천연기념물 '바닷새류 번식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해안선은 거의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9종의 상록활엽수가 숲을 이루고 있다. 후박나무 가지에는 흑비둘기가 둥지를 틀며, 나무 밑 지하에는 슴새가 굴을 파서 번식하고 있다. 사수도 해조류 번식지는 진귀한 텃새인 흑비둘기의 서식처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슴새가 알을 낳아 번식하는 장소 중의 하나다.

 

사수도 /촬영=이효웅
사수도 /촬영=이효웅
사수도 /촬영=이효웅
사수도 /촬영=이효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