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목적지는 북악산 법흥사터다. 북악산 한양도성길이 54년만에 개방되고, 열린 길 가운데 여러 코스를 다녀보았지만 법흥사지는 가보지 못했다. 이 터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재임 말기인 4월 초에 북악산 등산을 하면서 절터에 있는 돌 위에 앉았다고 논란이 되었던 곳이다. 불교계가 반발했고, 일부 나팔수 역할을 하던 언론들이 팩트체크에 나서며 전 대통령을 두둔하던 것이 기억난다.
출발지로 성북구 성북동 한양도성 탐방로를 선택했다. 와룡공원을 지나 산길을 따라 숙정문에 도달했다. 숙정문(肅靖門)은 한양도성 북쪽 대문이다. 현존하는 도성의 문 중에 좌우 양쪽으로 성벽이 연결된 것은 이 문이 유일하다고 한다. 문루는 1976년에 새로 지었다.
숙정문에서 내려가는 길이 올해초에 열렸다. 지난해 가을에 숙정문에 갔을 때엔 내려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 1년만에 다시 와서 열린 길을 내려갔다.
숙정문에서 촛대바위 쉼터를 지나 내려가다 보면 법흥사터가 나온다.
안내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신라 진평왕 때 나옹 스님이 창건한 법흥사 터라고 전해지던 곳이라고 한다. 문헌에 따르면 조선시대 세종 임금이 연굴사 동쪽(지금의 삼청터널) 근처에서 호랑이를 사냥했다라는 내용을 통해 연굴사 터로도 추정된다. 또 절터 주변에 15세기 상감분청시가 조각돌이 발견되어 조선 전기부터 건물이 있었음을 추정할수 있다.”
절터를 둘러보면 이곳에 조그마한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절 이름이 법흥사인지 연굴사인지 불분명한 것을 보면 그다지 유명한 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조선 왕실이 경복궁이란 주궁 뒤에 큰 절을 둘리 없을 것이다.
이 절 옆에 조그마한 도랑이 흐른다. 이 도랑이 흘러 삼청안내소까지 흐른다. 마침 비가 와서 개울물이 제법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