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탐사③…가파도 좋고, 마라도 좋다
제주 탐사③…가파도 좋고, 마라도 좋다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2.10.1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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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 물결 일렁이는 가파도,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가파도와 마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두 섬으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속해 있다. 모슬포에서 남쪽으로 5.5km 가면 가파도가 나오고 다시 남쪽으로 가면 마라도가 나온다. 날씨가 좋으면 가파도에서 마라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가파도와 마라도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에 가파도의 한 가족이 마라도에 들어가 살려고 했다. 그들은 화전을 일궈 농사를 지으려고 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그래서 가파도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 처녀 한 사람을 놓고 가지 않으면 풍랑이 일어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가족들은 데리고 갔던 업저지(아이를 보는 계집애)를 남겨 놓고 섬을 떠났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다시 가파도에 들어가 보니 업저지는 죽어 백골만 뒹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처녀를 불쌍하게 여기고 사당을 지어 넋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냈다. 그 처녀가 이 섬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 신을 모시는 곳이 마라도의 처녀당 또는 할망당이라는 신당이다.

마라도와 가파도는 너무나 외진 곳에 있어 마라도에서 진 빚은 갚아도(가파도) 좋고 말아도(마라도) 좋다는 말이 있다.

 

마라도와 가파도 위치 /네이버지도
마라도와 가파도 위치 /네이버지도

 

가파도(加波島)는 면적 0.9, 해안선 길이 4.2, 최고점 20.5m의 평지섬이다. 제주도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5.5해상에 위치하며, 그 남쪽에 마라도가 있다. 섬의 모양이 가오리(가파리)처럼 생겨서 가파도라고 했다고 한다. 개도·개파도·가을파지도·더우섬·더푸섬 등으로도 불렸다.

1750(영조 26) 제주 목사가 조정에 진상하기 위해 소 50마리를 방목하면서 40여 가구 주민들의 입도를 허가했다. 섬 전체가 접시 모양의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토양의 풍화도가 높아 농사 짓기에 유리하며, 제주도 부속도서 중 용수조건이 가장 좋고 주변 해역에는 어업자원이 풍부하다.

예전에는 마라도에 밀려 관광지로는 상대적으로 오지에 속했으나, 청보리 관광과 올레길이 조성되면서 하루에도 정기적으로 3-4회의 여객선이 왕복 운항하는 섬이 되었다. 가파도 하면 빼 놓을수 없는 것이 청보리다. 바닷일에 바빠 농사일에 신경 쓸 새가 없었던 주민들은 씨만 뿌려 놓으면 잘 자라는 보리 농사를 지었다. 가파도의 보리는 키가 1m를 훌쩍 넘는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파도 너울같은 보리 물결이 넘실댄다. 일손이 없어 심어놨던 가파도의 보리는 유명한 관광 자원이 되었다.

전복·소라·옥돔·자리돔·자리젓 등의 특산물이 유명하다. 유적으로는 조개무지·선돌·고인돌군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가파도 /촬영=이효웅
가파도 /촬영=이효웅
가파도 /촬영=이효웅
가파도 /촬영=이효웅
가파도 /촬영=이효웅
가파도 /촬영=이효웅

 

마라도(馬羅島)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으로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km 해상에 있다. 원래는 가파리에 속했으나, 198141일 마라리로 분리되었다. 면적 0.3, 해안선길이 4.2, 최고점 39m.

해안은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지만 원래는 산림이 울창하였다고 한다. 1883년 영세농어민 45세대가 당시 제주 목사로부터 개간 허가를 얻어 화전을 시작했는데 이주민 중 한 명이 달밤에 퉁소를 불다가 뱀들이 몰려들자 불을 질러 숲을 모두 태워버렸다고 한다.

주민들은 해녀일을 하고, 관광객을 위한 민박을 열어 소득을 올린다. 용천수가 나지 않아 집집마다 비가 오면 빗물을 모았다가 여과시켜 가정용수로 사용하며,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액막이 치성을 드리는 곳으로 할망당을 섬긴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 1915년 설치된 마라도 등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 등대는 전세계 해도에 반드시 기재되는 중요한 등대로 국제적으로 항로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마라도는 섬 전체가 가파르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없이 거닐 수 있다. 섬 한 바퀴를 다 도는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하다. 마라도 남쪽 끝에는 최남단비가 있어 관광객들이 인증사진을 찍는 곳이다. 마라도성당과 기원정사 등 종교시설과 분교, 짜장면집도 있다.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마라도 /촬영=이효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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