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시스템 없는 아슬아슬한 초연결사회
백업 시스템 없는 아슬아슬한 초연결사회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0.16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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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으로 대한민국 마비…국민생활과 안보 차원에서 IT회사, 점검해야

 

15일 오후부터 대한민국 사회가 마비되었다. 카카오톡이 끊기고 택시 앱이 작동하지 않았고, 카카오 네비게이션이 움직이지 않았다. 카카오톡으로 주문을 받던 가게들이 개점 휴업했고, 카카오페이 예약 송금도 먹통이 되었다. 교통에서 금융, 유통, 가게운영에 이르기까지 경제활동이 마비되었다.

이 모든 현상은 1015일 오후 3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비롯된다. 화재원인은 전기과열일 가능성이 크다. 이 화재로 대한민국이 마비된 것이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월간 기준으로 4,750만명이라는데, 어린아이와 일부를 빼면 우리나라 전 국민에 해당한다. 이 국민메신저가 먹통이 되면서 온국민이 불편을 겪은 것이다.

 

사고는 날수 있다. 전기 과부하로 시설물에 불이 날수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지진이 나고 테러를 당할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 대비해 보조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백업 시스템은 사고에 대비한 장치다. 한 곳이 화재나 지진, 테러 등으로 작동을 멈출 경우 보조장치에 의해 백업 데이터로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수 있어야 한다.

카카오는 그러지 못했다. 하루가 지나도록 서비스가 완전 복구되지 못했다. 카카오의 잘못이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저희가 예상하는 리스크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화재는 워낙 예상을 못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핑계라고밖에 들리지 않는다. 보조시설에 대한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다.

IT기업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것이 데이터센터로 알려져 있다. 백업장치도 그에 상당하는 막대한 돈이 들어갈 것이다. 민간기업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설물 투자를 꺼려 한다. 카카오가 보조 장치에 투자를 했다고 하지만 충분하게 투자했는지 의문이다.

 

2001911일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뉴욕 월스트리트의 트윈타워가 무너졌을 때 그 건물 안에 있던 수많은 금융기관의 서류가 잿더미로 변했다. 수조 달러의 채권 뭉치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재개되었을 때 금융거래에 저금도 지장이 없었다. 금융회사들이 월스트리트 이외의 곳에 백업시스템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독점 기업들이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사고를 재연시킬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실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서 민관 협력을 강화하도록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준하는 원칙을 적용해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브리핑했다.

일단은 복구가 우선이다. 카카오 복구가 끝난후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정부가 점검해야 할 것이다. 카카오 뿐아니라 네이버 등 국민생활을 연결해 영업을 하고 있는 네트워크 회사들이 사고대비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정부차원에서 점검해야 한다.

 

사회학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라고 규정한다. 초연결사회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그 사이버 공간을 받치고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기계와 전기라는 물질이다. 4년전 KT 먹통 사건도 아현동지사의 지하 시설물의 장애에서 비롯되었다. 대한민국 도처에 있는 민간기업 또는 공기업의 통신시설물들이 제대로 가동되는지, 보안에 허점이 있는지를 점검하고, 미비할 경우 그에 대한 보완조치를 한다. 백업 스스템 없는 초연결사회는 쉽게 붕괴될수 있음을 이번 사태가 보여주었다.

 

글로벌 온라인 네트워크의 지도 /opte.org 캡쳐
글로벌 온라인 네트워크의 지도 /opte.org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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