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어의 요충지, 강서구 개화산
서울 방어의 요충지, 강서구 개화산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10.25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25전적지에 숭고한 희생정신…서울에서 논을 구경할수 있는 곳

 

서울시 경계 내에 유일하게 논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근처 개화동, 발산동, 방화동 일대다. 이 일대를 내려다 볼수 있는 곳은 개화산(開花山)인데, 이 산은 한강을 끼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계절, 개화 들판의 논에도 누런 들판이 노출되어 있다. 서울의 서쪽 끝자락, 이곳은 농촌 냄새가 물씬 난다.

 

개화산 인근 들판의 논 /박차영
개화산 인근 들판의 논 /박차영

 

서울 강서구의 개화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덕양산과 마주보고 있다. 해발 100m의 두 산은 한강의 목을 조르는 형상이다. 전략상 두 산은 서울 방어의 요충임을 알수 있다. 지금 개화산 일대는 행정구역상 서울의 서쪽 경계로, 서울지하철 5호선, 9호선의 종착역이고, 아래뱃길의 출발지다.

 

개화산에서 본 아라뱃길 /박차영
개화산에서 본 아라뱃길 /박차영

 

지하철 9호선 개화역에 내려 대로를 건너면 개화동 은행나무 마을마당이 나온다. 수령 250.

 

개화동 은행나무 마을마당 /박차영
개화동 은행나무 마을마당 /박차영

 

이곳에서 산으로 올라가면 6·25전쟁 때 국군 1,100명이 전사한 개화산전적지가 나온다.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쟁이 일어나자 육군 1사단 소속 방병들은 626일부터 30일까지 개화산을 최후 방어지로 삼아 전투를 벌였다. 통신이 두절되고 탄약과 보급이 끊긴채 병력수와 화력으롷 우세한 북한군에 맞서 부대원 전원이 이 골짜기에서 장렬하게 산화했다.

국군 1사단은 매년 6월 위령제를 개최한다. 정부와 강서구는 전적지에 개화산 호국공원을 조성, 충혼탑을 세워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

 

개화산 전적지의 충혼탑 /박차영
개화산 전적지의 충혼탑 /박차영

 

개화산은 지금도 군사상 중요한 거점이다. 유사시엔 작전지역으로 서울 방어의 진지로 활용된다.

이 일대는 1977년에는 개화근린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개화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원래는 군부대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지금도 곳곳에 폐타이어 방공호를 볼수 있다. 공원조성은 민관군의 합동으로 이뤄진 것이다.

 

미타사 석불 /박차영
미타사 석불 /박차영

 

총혼탑 바로 아래에 미타사(彌陀寺)가 있다. 고려시대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전쟁 당시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지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석불입상이 서 있다. 높이 3.2m의 입상은 현재 위치보다 높은 곳에 흙 속에 묻혀 있었으나, 이곳으로 옮겨졌다. 머리 위애 원반형의 천개(天蓋)가 올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선바위 /박차영
신선바위 /박차영

 

개화산은 해발 128m, 신라시대 주룡거사(駐龍居士)가 이곳에서 득도하기 위해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그의 이름 때문에 한때 주룡산이라고 불렸는데, 그가 이곳에서 사망하고 그 자리에 꽃이 피어났다고 해써 개화산(開花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도중에 신선바위가 나타난다. 개화산 신선이 내려오는 길이라고 하는데, 음력 10월 초하루에 이곳에서 오방신신제를 지내면 산산이 바위 앞으로 온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개화산 봉수대 /박차영
개화산 봉수대 /박차영

 

산 정상에는 두 개의 봉수대가 있는데 서쪽과 남쪽에서 봉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봉수대는 2013년에 복원한 것이고, 원래의 봉수대 자리는 이곳에서 250m 떨어진 군부대 자리였다. 그곳에서는 표지석만 설치해 놓고, 그 아래에 공원을 만들어 높이 2m의 봉수대 모형을 설치했다.

개화산 봉수대는 한강 서부와 서울을 잇는 통신시설이었다. 신증여지승람에 따르면 개화산봉수는 동쪽으로 남산 제5봉과 응하고 서쪽으로는 김포현 북성산과 응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한강 건너 행주산성과 연락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개화산 봉수대 앞의 봉화정 /박차영
개화산 봉수대 앞의 봉화정 /박차영

 

봉수대 공원에 봉화정이란 정자를 만들어 산행객들이 쉬어가도록 했다.

북쪽사면에 신라시대 창건되었다고 추정되는 약사사(藥師寺)가 있다. 약사사는 개화사(開花寺)라고도 부르는데 주룡거사가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