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의 해자가 물을 채워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정비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신라왕경 정비사업의 하나로 신라의 궁성인 경주 월성(사적 제16호)의 해자(垓子)를 담수 석축해자 형태로 정비하기로 하고, 착공식을 오는 20일 오후 2시 현장에서 개최한다.
월성 해자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984년부터 2014년까지 30년 동안 발굴작업을 벌여 ‘나’구역의 석축해자와 ‘다’구역 1~5호 해자 총 6기의 해자를 발굴했다. 이 중 ‘나’구역의 석축해자는 묽을 채운 담수해자로, 4호와 5호 해자는 물을 채우지 않은 건해자로 이미 정비했다.
문화재청은 ‘다’구역의 1호에서 5호까지 각각의 해자에 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입·출수구를 만들어 해자 간에 물을 넘기는 방식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에 의한 담수 모의실험을 통해 취수량과 유속 등을 분석해 해자 정비에 활용키로 했다.
월성 방어용 시설은 해자 정비는 발굴조사에서 나온 유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잘 남아있는 돌조각(石列)을 기준으로 정비한다는 기본방향을 세웠다. 해자를 돌로 쌓아 물을 담는 담수 석축해자로 정비키로 한 것은 관계 전문가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먼저, 1~3호 해자는 유구를 보존하기 위하여 일정 높이로 성토를 하되, 월성과 주변 경관을 고려해 높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90% 크기로 축소해 정비키로 했다. 4호와 5호 해자는 현재 정비된 건해자를 그대로 활용하되, 담수를 위한 보완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또 탐방로를 조성해 공사현장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또 공사현장 주변에 안내부스를 설치해 해자 뻘층에서 나온 각종 유물을 영상 등으로 관람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동안 6기의 월성 해자 발굴을 통해, 삼국통일을 기점으로 통일 이전엔 땅에 구덩이를 판 수혈 해자 방식에서 통일 이후에 돌로 쌓은 석축해자로 축성방식이 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통일이 되면서 수혈해자(5~7세기)의 본래 기능인 방어의 의미가 쇠퇴하고, 조경적 의미가 강한 연못 형태의 석축해자(8세기 이후)로 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축해자는 수혈해자 상층에 석재를 쌓아올려 조성했으며, 독립된 각각의 해자는 입·출수구로 연결되어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월성 1~3호 해자의 보완 정밀조사가 이루어졌고, 2017년에는 병오년(丙午年)이라는 연대가 적힌 목간과 당시 중앙아시아 소그드인(人) 모양의 토우가 출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