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기적…“강인한 의지로 구조 기다렸다”
봉화의 기적…“강인한 의지로 구조 기다렸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1.05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구 찾아 여기저기 팠으나 실패…커피믹스와 지하수로 버티고, ᄋᆞ깨 맞대고 체온 유지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로 지하에서 고립되었던 2명의 광부가 4일 밤 9, 221시간만에 무사히 구출되었다.

지하에서 고립됐되었던 작업반장 박정하씨(62)와 보조 작업자 박씨(56)는 1026일 사고로 지하 190m 수직갱도에서 9일을 꼬박보내고 5시간 더 지낸후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안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한다.

두 광부가 어떻게 캄캄한 지하에서 장시간을 버틸수 있었을까. 살아 돌아온 광부와 구조 현장의 봉화소방서의 설명을 종합한다.

 

갱도 내에 공간이 있었다.

그들이 폐쇄되었던 3편 본선갱도 지점이 예상과 다르게 20m 정도 뚫린 상태였다. 뚫린 갱도에는 펄(토사)도 조금 있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 두 사람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다. 갱도 안에서 질식과 폭발 우려에도 모닥불을 피운 것은 두 광부의 판단이었다고 구조 당국은 밝혔다. 사고가 난 갱도는 양쪽으로 관통되어 있어서 공기 흐름은 자연스럽게 되는 환경이었다.

 

물로 버텼다.

두 광부는 사고 당일인 1026일 작업 투입 때 챙겨간 커피 믹스 30봉지와 물을 먹으며 버텼으며, 가져갔던 것을 다 먹고 난 뒤에는 갱도 안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신 덕에 생존할 수 있었다.

갱내 평균 온도는 14도였다. 대피 장소에 모닥불을 피운 둘은 비닐과 마른 나무로 천막을 만들어 바람을 피하고, 바닥에 흐르는 지하수가 몸에 닿지 않도록 패널을 깔아 체온을 유지했다. 비닐은 평소 작업용으로 원래부터 갱도 안에 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강인한 삶의 의지로 기다렸다

두 광부들은 갇힌 갱도서 탈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작업반장 박정하씨는 사고 이틀째부터 괭이로 램프웨이(갱도 상하단 연결구간) 10m를 천장 꼭짓점 부분이 보일 때까지 파냈다. 우회할 수 있는 관통 갱도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들어갈 수 있는 갱도마다 전부 들어가서 확인을 했는데, 폐석들로 꽉 차 있었다. 탈출구를 찾아 그들은 갱도 내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으나, 나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갱도 안에 사다리가 있었다. 지상까지 300m 거리면 탈출하겠구나 싶어 사다리를 가지고 수직으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토사가 쏟아져 내려 올라갈수 없었다. 나무, 파이프, 에이치빔 등이 올라가는 갱도를 꽉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지상과 소통을 해보려고 갱도 내 파이프를 번갈아 가며 7번씩, 40분 정도 때리기도 하고, “거기 누구 없냐고 소리를 내지르기도 했지만, 인기척이 없었다고 했다. 그들은 헤드램프(이마에 달린 안전등)의 배터리가 소진될까 봐, 제일 두려웠다고 한다.

두 박씨는 1026일 사고로 지하 190m 수직갱도에서 만 9일을 꼬박보내고 5시간 더 지낸후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왔다.

 

④ 매뉴얼 지켰다

고립된 광부들은 경험과 매뉴얼을 토대로 침착하게 대피해 장시간 고립을 이겨냈다.

윤영돈 경북 봉화소방서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두 광부는생존을 위해 자신들이 대피 장소를 마련했으며, 토사가 밀려와도 경험과 매뉴얼을 토대로 침착하게 대피해서 안전하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립된 광부들은 구조 당국의 발파 소리가 들릴 때는 구조하러 오는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는 절망감을 느꼈다고 했다. 두 광부는 발견 당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20여년 경력의 베테랑 광부인 작업반장 박씨의 역할이 컸다.

 

그래픽=소방청 홈페이지
그래픽=소방청 홈페이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