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부소산성에서 왕궁급 추정 건물터 발굴
부여 부소산성에서 왕궁급 추정 건물터 발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1.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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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동 확인, 지금까지 확인된 백제 와적기단 중 최대 단수

 

부여 부소산성에서 군량미 창고 주변을 발굴조사하던 중에 백제 사비기 시절의 대형 건물터 2곳이 확인되었다. 이 곳에 들어선 건물은 왕궁급으로 추론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부여 부소산성 군창지 주변 시·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형 건물지 2개동이 발굴된 곳은 부소산성에서 가장 넓은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지 동남쪽이다. 와적기단건물지는 백제의 대표 사찰 유적인 정림사지, 왕흥사지, 군수리사지 등에서 주로 확인된다. 사비기 후기 왕궁지로 거론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등 백제 왕도의 핵심유적에서 주로 확인된 건물지 형태이다.

이번에 조사된 부소산성의 와적기단건물지는 동서길이가 각각 16m 이상인 북쪽 건물과 14m 이상인 남쪽 건물지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되었다. 또한 기단이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지금까지 알려진 와적기단건물지의 기단이 평균 5~6단 남아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중 가장 잘 보존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부소산성 군창지 일대는 1993년 조사에서 대당(大唐)’이란 글짜가 적힌 와당, 중국제 자기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된 곳이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 대형 와적기단건물지가 일정 배치를 가지는 점, 그리고 와적기단을 다른 재료를 거의 섞지 않고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백제 왕궁급 건물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부소산성 평면도에서 대형 건물지 확인 지점 /문화재청
부소산성 평면도에서 대형 건물지 확인 지점 /문화재청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북쪽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산성으로 사비도읍기 왕성, 후원, 배후산성 등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1981년부터 2002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당시 조사에서는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성내시설물(주거지, 저장구덩이, 우물지 등)이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부소산성의 성내 평탄지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사로, 부소산성 남동쪽의 군창지부터 남서쪽의 반월루 주변까지 평탄지 전체 지역에 대한 조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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