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경 허용…위기에 처한 동해의 고래
일본 포경 허용…위기에 처한 동해의 고래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7.02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해에서 고래가 우리와 일본 수역 넘나들어…해수부, 심각한 우려 표명

 

일본 어민들이 자국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고래잡이에 나섰다. 상업 목적의 고래잡이가 허용된 1일 홋카이도 쿠시로(釧路)시의 어민들은 바다로 나가 밍크고래를 잡아 배를 가른 사진이 일본 교토통신에 실렸다. 일본이 상업용 포경을 금지한지 31년만이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국제포경위원회(IWC: 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에서 탈퇴함으로써 1일부터 일본 어민들의 상업용 고래잡이 금지조치를 풀어버렸다.

IWC는 가입국가에 상업용 고래잡이를 금지하고 있는데, 1951년에 가입한 일본은 68년만에 IWC를 탈퇴한 것이다.

일본은 IWC에 가입한 이후에도 고래 어종을 멸종위기에서 보호하자는 호주 등과 대립해왔다. 1982IWC가 상업 포경의 중지 결정을 내리자, 일본은 1987년부터 고래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명분으로, 남극해와 태평양 남부에서 고래를 잡아왔다. 하지만 연구 목적으로 잡은 고래 고기가 시중에 팔려 나갔다. 일본은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의식해 1988년부터 상업 포경을 공식 중단했다.

야마구치, 홋카이도 등지의 고래잡이 어민들이 상업 포경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본 정부는 지난해 9IWC에 상업 포경의 재개를 제안했는데, 이 안건이 총회에서 부결되자 탈퇴를 결정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자국 EEZ 내에서 밍크고래(minke whale), 브라이드고래(Bryde’s whale), 보리고래(sei whale, 또는 긴수염 고래) 3종의 고래에 한정해 상업적 포경을 허용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말까지 227마리의 고래를 잡겠다는 쿼터를 밝혔는데, 밍크고래 52마리, 브라이드 고래 150마리, 보리고래 25마리다.

 

우리 동해의 돌고래 /사진=이효웅
우리 동해의 돌고래 /사진=이효웅

 

문제는 일본의 상업적 포경이 우리 EEZ의 고래 생태계에 위협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 동해에도 고래가 서식하고 있다. 동해를 운항하는 선박들은 고래가 떼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는데, 일본이 포경을 하면 우리나라 동해안의 고래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6년부터 상업포경을 중지해 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 연근해에는 일본의 상업포경 대상종에 포함된 밍크고래를 비롯하여 총 31종의 고래류가 분포하고 있다. 밍크고래의 경우, JO계군으로 구분되며 이 중 J계군은 한반도 수역과 일본 서쪽 연안, 동남쪽 연안에 주로 서식하고, 우리 수역에도 1,5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일본의 상업포경 재개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특히, 우리 수역의 고래자원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한국과 일본 양국 수역을 왕래하며 서식하는 J계군 밍크고래가 일본의 포경대상에 포함되어 우리나라로의 회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일본의 포경이 우리수역 고래자원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고래의 보존과 이용이 IWC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고래잡이가 성행하고 있는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는 우리 해역에 가까이 있는 어업도시다.

 

일본이 주장하는 EEZ /위키피디아
일본이 주장하는 EEZ /위키피디아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 International)의 키티 블록(Kitty Block) 회장은 일본이 새로운 쿼터제를 말하지만, 이는 사적인 포경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수십년간 과학적 조사라는 가식으로 고래를 잡아오던 것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온순한 대양 생물체가 합법적으로 살상되는 위기에 처했다고 비난했다.

 

보리고래 /위키피디아
보리고래 /위키피디아
밍크고래 /위키피디아
밍크고래 /위키피디아

 

브라이드고래 /위키피디아
브라이드고래 /위키피디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