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고대 침몰선을 발굴하려다 최근의 해난사고선을 발견하게 되었다.
발단은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화도 해역에서 조개를 캐던 잠수사가 바다 밑에 유물이 있는 것 같다고 문화재당국에 신고한 것이었다. 이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8월 해당 해역에 대한 탐사를 실시하던 중 침몰선을 발견했다. 수심 약 7m 해저에서 독, 장병, 뚜껑 등 다양한 종류의 옹기들이 선체 잔해에 적재된 상태로 확인되었다.
연구소는 채취한 옹기를 강진군 칠량면 봉황옹기마을에서 오랫동안 옹기의 명맥을 이어온 국가무형문화재 정윤석 옹기장에게 검증을 부탁했다. 옹기장이 검증해 보았더니, 그 유물은 봉황리에서 제작된 옹기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렸다. 옹기장의 판단에 따르면, 선박은 봉황옹기마을에서 제작된 옹기를 운반하던 중 소록화도 해역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실려 있던 백자발의 제작형식으로 보아 침몰 시기는 1950년대로 추정된다.
1950년대에 고흥군 해역에서 발생한 봉황옹기마을 주민의 해난 사고는 현재 두 건으로 전해진다. 그 하나는 1950년대 초반 마을 주민 3명이 여수로 옹기를 팔러 항해하던 중 거금도 인근에서 실종된 사건과 다른 하나는 1954년에 고흥 녹동 앞바다에서 옹기운반선이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선원들은 모두 실종되고 한 점의 유류품도 찾지 못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70년전 사고의 유족들에게 가족의 자취를 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거금도 해난사고 실종자의 유족인 박종채(73)씨는 이번 발견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가지고 갔던 옷가지라도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옹기운반선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유족들과 협의해 희생선원을 위한 진혼제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