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 수중서 무더기로 나온 숫돌의 정체
고군산군도 수중서 무더기로 나온 숫돌의 정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2.06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주 숫돌이 공납품으로 운송되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고려청자도 다수 출수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570여점이 발굴되었다. 유물 가운데 고려청자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특히 숫돌이 100여점 무더기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의 경우 그동안 선상용품으로 1~2점이 출수되거나, 2015년 태안 마도4호선 발굴에서 15점이 새끼줄로 묶여져 확인된 사례는 있으나, 이번처럼 100점이 무더기 상태로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다.

전남 나주에는 숫돌(砥石)에서 이름을 딴 지석천이 있는데, 예로부터 그곳에서 나는 숫돌이 유명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나주 숫돌은 공납품(貢納品)으로 조정에 바쳤다는 기록으로 보아 고군산도 해역에서 출수된 숫돌도 공납품으로 운송하다 배와 같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숫돌 수중 매장상태 /문화재청
숫돌 수중 매장상태 /문화재청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수중문화재가 발견되었다는 신고는 2020년에 접수되었다. 이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21년에 탐사를 실시해 214점의 유물을 확인했다.

특히 난파선에 선적되었던 형태 그대로의 청자다발 81점이 확인되었고, 난파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닻과 노(), 닻돌 등 선박 부속도구들이 함께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조사해역 인근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하여 356점의 유물을 추가로 발굴했다.

 

고군산도 조사 해역 /문화재청
고군산도 조사 해역 /문화재청

 

고군산도 수중발굴 조사에서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12~14세기경에 제작된 고려청자다. 대접(접시·완 등의 일상용기가 주를 이루며, 구름과 봉황의 무늬인 운봉문(雲鳳紋국화와 넝쿨무늬인 국화당초문(菊花唐草紋) 등이 새겨진 화려한 상감청자들이 눈에 띈다.

청자와 더불어 조선시대에 제작된 분청사기·백자, 운송 및 선상 저장용으로 보이는 도기들도 다수 확인되었는데 강진, 부안 등 전라도 일대의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과거 중국과의 국제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중국 송대 이후의 도자기 일부와 고군산군도 해역이 고대부터 활발한 해상활동의 무대였음을 알 수 있는 삼국시대 토기,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 등이 출수되었다.

 

고군산도 해역 출수 대표 유믈 /문화재청
고군산도 해역 출수 대표 유믈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발굴에서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인된 점을 미루어 고군산군도 일대가 오랜 기간 해양교류의 거점이었음을 확인했다.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은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곳으로 선유도·무녀도·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1872년에 제작된 고군산진 지도에서 확인되듯,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었으며, 선박들이 바람을 피하거나 기다리는 곳으로 이용되었다. 특히, 선유도는 선화봉사고려도경에서 고려로 오는 사신을 맞아서 대접하던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으로 언급되었다.

 

청자 대표유물 /문화재청
청자 대표유물 /문화재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