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로 보내는 한국젖소…50년만에 원조공여국
네팔로 보내는 한국젖소…50년만에 원조공여국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2.22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1마리 제공…우유생산량이 많은 양질의 젖소 제공, 네팔에 산유량 증진

 

1222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네팔로 보내는 한국 젖소 101마리 환송식이 열렸다. 환송식에는 정황근 농식품부장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국제개발단체 헤퍼코리아의 이혜원 대표, 과거 헤퍼로부터 젖소 2마리를 기증 받아 키우다가 이번에 젖소를 제공한 이재복 목장 대표, 네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의 젖소와 씨수소가 해외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팔로 보내기 앞서 이달 5일부터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검역 시행장에서 기본 검진, 백신 접종 등 출국 준비를 마쳤다. 22일 젖소 42마리를 네팔로 운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23일부터 28일가지 인공수정용 정액, 사료 등이 3차례에 걸쳐 추가로 운송된다. 아울러 내년 1월 중에는 젖소 종모우(씨수소) 2마리가 운송되어 네팔 내에서 정액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2022년 한국젖소 네팔 운송. 왼쪽부터 이혜원 해퍼코리아 대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재복 목장 대표, 정황근 농식품부장관, 케이피 시토울라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 /농식품부
2022년 한국젖소 네팔 운송. 왼쪽부터 이혜원 해퍼코리아 대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재복 목장 대표, 정황근 농식품부장관, 케이피 시토울라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 /농식품부

 

네팔에는 약 750만 마리의 젖소가 사육되고 있고, 낙농업은 국내총생산(GDP)9%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젖소 1마리당 연간 산유량은 우리나라 젖소 산유량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네팔 정부는 우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도, 중국으로부터의 젖소 수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에 우수한 젖소 유전자원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 보내는 젖소는 네팔에 도착한 후 2~3일간의 격리기간을 거쳐 카트만두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km 거리 떨어진 신둘리 지구 시범낙농마을 50농가에 분배될 예정이다. 이들 농가는 한국에서 건너간 유전자원에서 맨 먼저 태어난 암컷 새끼와 전수 받은 기술과 지식을 이웃 농가에 전수하는 방식으로 지역 내 300 가구까지 젖소 사육을 확대하게 된다.

 

네팔로 가기 위해 화물기에 실리는 한국 젖소 /농식품부
네팔로 보내기 위해 화물기에 실리는 한국 젖소 /농식품부

 

우리 정부는 젖소를 보낸데 이어 네팔 낙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젖소를 사육하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2023년에서 2024년까지 국제협력사업(ODA)을 통해 다각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농장의 사양·질병 관리를 위해 현장형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한국의 인공수정·사양관리 전문가를 파견해 교육훈련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젖소 개체별 식별번호(ID)를 부여한 후 모바일앱을 통해 집계한 산유량, 사료량 등 데이터를 점검해 사양관리에 활용한다. 젖소분뇨를 주방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가정별 소규모 바이오가스 시설 설치를 지원하며 잔여 바이오슬러리는 자연비료로 활용토록 하는 등 환경친화적 낙농활동을 지원한다. 네팔에서 희망할 경우 국내 젖소농장에 네팔의 근로자가 사육기술도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부터 1976년까지 국제 사회와 헤퍼 인터내셔널(Heifer International)의 지원을 받았다. 헤퍼는 이 기간에 총 44회에 걸쳐 우리나라에 젖소 897마리, 황소 58마리, 염소, 돼지, 닭 등 3,200마리의 가축과 생태계 회복을 위한 150만 마리의 꿀벌을 지원했다.

1969년에는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 젖소를 도입하고 국립축산과학원의 전신인 국립종축장 조직과 현재의 안성팜랜드 자리에 한독낙농시범목장을 설립했다. 이는 현대식 낙농업의 출발점이자 체계적인 낙농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1952년 시카고에서 운송된 산란계 종란 /농식품부
1952년 시카고에서 운송된 산란계 종란 /농식품부

 

정황근 농식품부장관은 환송식 기념사에서 “2년 전 작고하신 선친이 1969년 성환 국립종축장에 재직하시며 독일에서 차관으로 도입한 젖소 사육을 담당하셨는데, 오늘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정 장관은 한국의 우수한 젖소 유전자원과 낙농 기술력이 네팔 낙농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양국 우호 증진의 발판이 되길 기원하고, 네팔 국민, 특히 어린이들에게 행복한 새해 선물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