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순천시 와룡 산지습지는 해발고도 약 500m에 자리 잡고 있는 산지형 저층습원이다. 면적은 0.9㎢에 불과하다. 산 중턱에 농경지가 있었으나, 10년 이상 경작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바람에 자연의 힘으로 습지 원형으로 복원되었다.
환경부는 순천 와룡 산지습지를 30번째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와룡 산지습지는 2017년 정밀조사에서 자주땅귀개, 꼬마잠자리, 팔색조, 새매,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7종을 포함해 총 593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농경지가 습지로 복원된 사례여서 생태적·학술적으로 보전가치가 높다.
와룡 산지습지 하류부에는 순천만 연안 습지보호지역과 동천하구 습지보호지역이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산지습지의 보호지역 지정은 '산지습지-하천습지-연안습지'로 이어지는 내륙과 연안생태계를 연결하는 생태축을 완성해 보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와룡 산지습지에는 통발과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인 자주땅귀개가 전라남도 내륙에서는 처음 발견됐으며 팔색조, 새매 등 멸종위기종 조류와 산새의 주요 서식처로 확인되었다. 꼬마잠자리의 경우 성충과 유충이 모두 확인되어 이 습지가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고,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육상곤충 등 고유종 13종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습지 면적 전체의 99.9%를 차지하는 사유지를 조속히 매입하고,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등 훼손지를 단계적으로 복원한다.
아울러, 와룡 산지습지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탐방로, 탐방센터 등 탐방 기반시설 지원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