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새끼, 스스로 깨우쳐 장거리 이동
저어새 새끼, 스스로 깨우쳐 장거리 이동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1.20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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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 다른 경로로 이동…칠산도 저어새 추적으로 확인

 

전남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한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중국과 대만에서 겨울을 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영광 칠산도에 서식하는 세 가족의 부모개체(수컷 3마리)와 자식개체(수컷 5마리)에 각각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끝에 겨울나기 이동경로를 확인했다.

그간 저어새 이동경로 연구는 번식한 유조(어린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했으나, 이번에는 부모개체와 자식개체의 이동경로를 비교하기 위해 처음으로 가족 단위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동안 여름철새인 저어새 성조(부모개체)가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정확한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저어새 이동경로 /문화재청
저어새 이동경로 /문화재청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6월 저어새 세 가족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방사한 후 지난해 10월 초부터 11월 초 사이에 겨울나기를 위해 이동하는 각 개체들의 경로를 분석한 결과,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부모와 자식개체가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모 중 수컷개체(nhc2202, nhc2205, nhc2208)의 경우 평균 시속 50km의 속력으로 약 1,624km를 비행하여 대만에 최종 도착했으며, 자식개체 5마리 중 4마리(nhc2204, nhc2206, nhc2207, nhc2210)는 평균 시속 47km의 속력으로 약 967km를 비행해 중국에 도착했다. 이에 비해 다른 1마리(nhc2203)는 평균 시속 51km의 속력으로 약 1,379km를 비행하여 대만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자식개체가 부모개체로부터 특정 이동경로를 교육받거나 학습하는 것이 아닌, 겨울나기를 위한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이동경로를 스스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3,940여 마리만 생존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한 종이다.

 

위치추적기 부착한 저어새 부모개체 방사 모습 /문화재청
위치추적기 부착한 저어새 부모개체 방사 모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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