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쥐불놀이에 산불경보 격상
대보름 쥐불놀이에 산불경보 격상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2.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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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발령…행사장별 책임 지정, 감시 인력 배치

 

음력 15일 정월 대보름은 올해 양력으로 25일이다. 입춘 다음날이다.

음력 115일 대보름은 세시풍속으로 농한기 막바지에 봄을 준비하는 시기다. 도교에서는 이날을 상원(上元)이라고도 표현한다.

상원 풍속은 열나흗날부터 시작된다. 이날 저녁에 오곡밥을 지어먹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보름날 아침에 짓기도 하는데 오곡밥을 찰밥이라고도 한다. 상원을 오기일(烏忌日)이라고 하는데, 이날 까마귀에게 약밥을 지어 제사를 지내 위로하고 은혜를 보답하였다고 한다. 오곡밥에는 진채식(陣菜食)이라 하여 묵은나물을 반찬으로 먹는다. 진채식은 여름철 더위를 막는다고 여겼다. 넉넉한 가정에서는 대보름에 약밥을 만들기도 했다. 대보름에는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좋다는 백가반(百家飯) 풍속도 있다.

 

농촌에서는 대보름 전날 또는 대보름날에 쥐불놀이를 한다. 들판에 쥐불을 놓으며 노는 풍속. 횃불을 들고 들판에 나가 논밭두렁의 잡초와 잔디를 태우는 행사로, ‘서화희(鼠火戱)’ 또는 훈서화(燻鼠火)’라고도 한다.

쥐불을 놓으면 겨울을 지낸 들쥐나 메뚜기, 해충의 번데기, 각종 병해충들이 알을 낳아 놓은 잡초나 쥐구멍, 해충 서식지를 태워 농사에 유익하다. 태운 잡초의 재는 논밭의 거름이 되고 풀들이 잘 돋아나 논두렁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전염병을 옮기는 들쥐를 쫓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대보름 쥐불놀이가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정월대보름 기간에 연평균 7건의 산불이 발생해 연간 44ha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코로나19 일상 회복으로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전국에 635개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가뜩이나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산불대책 강화가 필요하다.

 

대보름 달집태우기 /산림청
대보름 달집태우기 /산림청

 

산림청은 정월대보름 기간 달집태우기 등 민속놀이로 인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2313시를 기해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 발령했다. 아울러, 전국 300여 기관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고, 행사장별 책임담당공무원 지정과 22,000여 명의 산불방지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감시·단속을 강화한다.

산림청은 산불위험이 높은 지역과 시간대에 감시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드론 등 첨단 정보 통신 기술(ICT) 장비를 활용해 사각지대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산림 인접지 100m 이내에서 그동안 예외적으로 허용하던 일부 소각행위도 전면 금지되었고, 위반 시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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