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천주교 순교지 공주 황새바위
최대의 천주교 순교지 공주 황새바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3.07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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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명 순교…충청도와 경기도, 전라도에서 신자들 끌고와 처형

 

공주 황새바위는 공산성에서 무령왕릉으로 가는 길목 야트마한 야산에 있다. 아래엔 제민천이라는 냇물이 흐른다. 저 냇물은 200여년 전에 핏빛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부질없는 짓이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은 조상에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천주교도들을 무더기로 죽여버렸다. 그렇게 지키려 했던 유교는 조선을 지켜주었나. 우리나라 최대의 순교성지인 황새바위를 둘러보면서 조선의 사대부들은 무엇을 지키려 그렇게 살인마가 되었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황새바위 입구 표지석 /박차영
황새바위 입구 표지석 /박차영

 

공주는 조선시대에 충청관찰사의 감영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는 충청도뿐 아니라 전라도와 경기도 신자들도 끌려왔다. 이곳에서 숨진 사람들은 충남의 홍주 예산 해미 덕산 신창 홍산 연산 청양 공주 이인 탄천과 충북의 청주 진천 연풍 옥천, 전라도 전주 광주, 경기도 죽산 포천, 그리고 한양에서 끌려왔다. 공주 감영에 잡혀온 천주교도들은 동료들을 불도록 문초를 당하고 배교를 강요받았다. 고문을 받다 죽은 경우도 허다하고, 배교를 거부할 경우 이곳 황새바위로 끌려와 최후를 맞았다.

 

예수성심상 /박차영
예수성심상 /박차영

 

황새바위라는 지명은 이 곳에 황새들이 많이 서식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천주교 신자들이 항쇄(項鎖)라고 불리는 형틀을 한 채 처형을 당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황새바위에서 최초로 순교한 천주교인은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의 외조부 이존창이다. 그는 신유박해 때인 180149일 이곳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1866년의 병인박해 때 공주에서 순교한 사람은 기록상 190명으로 확인된다. 주로 감옥 등 은밀한 곳에서 비밀리에 집행되는 처형을 제외하고, 참수형 등 공개적으로 실시된 형벌을 받은 이들 중 다수가 이곳 황새바위에서 순교했다. 현재까지 황새바위 순교자중 이름이 밝혀진 사람만 337명에 이른다. 이는 순교지로는 한국 최대의 기록이라고 한다.

 

돌문 /박차영
돌문 /박차영

 

이 살육의 현장이 천주교에 의해 성역화되었다. 1980년 천주교회가 황새바위 성역회 작업를 추진하고, 1984년 성지를 담당하는 신부가 부임했다. 1985년에는 순교자의 이름을 새긴 무덤경당과 순교탑이 세워졌다. 2008년 충청남도 기념물 178호로 지정되었다.

 

순교탑 /박차영
순교탑 /박차영
12개 빗돌 /박차영
12개 빗돌 /박차영
무덤경당 /박차영
무덤경당 /박차영
야외제대 /박차영
야외제대 /박차영
황새바위 십자가 /박차영
황새바위 십자가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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