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에 美 정부 개입…IT 거품 무너지는 소리
SVB에 美 정부 개입…IT 거품 무너지는 소리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3.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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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당국, SVB 예금 전액 보증…뉴욕 시그니처은행도 위태, 확산 조짐

 

미국 테크기업에 돈줄을 대온 실리콘밸리은행(SVB)가 뱅크런 이틀만에 파산했다. 자산 2,000억 달러로 상업은행 파산규모로는 2008년 워싱턴뮤츄얼에 이어 2위라고 한다. 파장이 만만치 않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처음에 예금자 보호한도(25만 달러) 내에서 보호하겠다고 했다가 연준(Fed),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와 협의한 이후 보험한도와 상관 없이 예금자를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의한 결과라는 외신들의 보도다. 현지시간 12일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연방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부랴부랴 대책을 낸 것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SVB 흥망은 바이든 행정부의 돈풀기와 Fed 금리인상과 맥락을 같이한다. 연방정부가 과도하게 돈을 풀자 뭉치돈이 IT 부분에 몰렸고, , 예금은행이 그 돈을 주체하지 못해 안정적인 국채(TB)에 투자했다가 금리인상에 큰 손실을 본 것이다. 결국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이 과도한 개입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정부의 예산방출은 IT 호황이 이어졌고, 미국 자본시장의 돈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었다. SVB에도 예금이 넘쳐났다. 20201분기말 600억 달러 수준이었던 SVB의 예금잔액은 2021년 말 1,890억 달러까지 늘었다. 덕분에 SVB는 미국 16위 은행으로 올라섰다.

예금 쏠림에 비해 대출이 따라가지 못했다. SVB는 예금을 TB 등 안전한 채권에 투자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자 Fed가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했다.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수익률이 떨어졌다. SVB가 투자한 채권 수익률이 떨어졌다. SVB가 채권 값이 폭락하자 내다파는 바람에 18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23억달러 증자마저 무산되자 뱅크런이 나타났고,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위기 차단을 위해 이 은행을 폐쇄한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번 사태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다르다고 진단한다. 15년전에는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얽혀 세계 금융 시스템이 연쇄적으로 무너졌지만, 작금의 SVB 사태는 한 은행의 단순한 투자 손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란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 값이 폭락해 미국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 손실이 6,200억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채권 폭락으로 인한 은행 부실은 SVB 이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재무부는 뉴욕주 시그니처은행에도 구제조치를 내려. 위기의 심각성을 더했다. 뉴욕주 금융당국이 지난주말 시그니처은행에 대해 폐쇄조치를 내렸다.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SVB 본점 /위키피디아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SVB 본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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