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산불진화용 임도 10배 늘린다
2027년까지 산불진화용 임도 10배 늘린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3.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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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유무에 따라 진화 속도 차이…기존 332km에서 3,207km로 확충 계획

 

산불이 났을 때 임도(林道)가 있는 경우에는 진화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조기 진화할 수 있었던 반면, 임도가 없는 지역은 인력 진입이 어려워 그만큼 산불 진화도 더딜 수밖에 없다.

38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기 강한 바람이 불어 급속히 확산되었으나, 야간에 임도를 통해 인력이 들어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인 결과 일몰 시 10%에 불과하던 진화율을 다음날 오전 5시에는 92%까지 끌어올려 조기 진화할 수 있었다. 지난해 경북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에 산불이 났을 때 2020년에 설치된 산불진화임도 덕분에 200500년 된 금강소나무 85천여 그루를 지킬 수 있었다.

반면에 311일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도가 없어 인력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 밤이 깊어지면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오후 1030분 진화인력이 모두 철수해 다음 날 아침까지 산불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임도가 있는 사례(3.8.발생 경남합천 대형산불) /산림청
임도가 있는 사례(3.8.발생 경남합천 대형산불) /산림청
임도가 없는 사례(3.11.발생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산불) /산림청
임도가 없는 사례(3.11.발생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산불) /산림청

 

산림청은 애써 가꾼 산림이 산불로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고 인명과 주택 등 피해도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산불진화임도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산림청이 임도 확충에 나선 것은 지난해와 올해 대형산불을 겪으면서 산불진화에는 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 공유림과 사유림에 처음으로 산불진화임도를 지원(국비 70%)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32km에 불과한 산불진화임도를 매년 500km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km를 확충할 계획이다.

산불진화를 목적으로 설치되는 산불진화임도는 그동안 국유림에만 332km가 설치되었고, 공유림과 사유림에는 올해 처음으로 일부 지역에 설치된다. 산불진화임도는 일반임도(도로폭 3m)보다 도로폭(3.5m 이상)이 넓게 설치된다.

 

임도가 있는 경남 합천 산불현장에 투입된 고성능 산불진화차 /산림청
임도가 있는 경남 합천 산불현장에 투입된 고성능 산불진화차 /산림청

 

한편, 우리나라 산림 629ha에 설치된 임도는 2022년 말 현재 총 연장거리 24,929km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임도밀도는 3.97m/ha, 독일(54m/ha)1/14, 일본(23.5m/ha)1/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국유림 임도밀도가 4.98m/ha, 공유림과 사유림 임도밀도는 3.6m/ha, 전체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의 임도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임도설치에 여러 제약이 따르는 국립공원 지역의 임도밀도는 0.16m/ha로 더 열악하다.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해 산림 안에 설치하는 도로이지만 최근에는 산불진화, 산사태 예방, 산림병해충 방제 등 재난 대응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휴양, 레포츠를 즐기는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진입할수 있는 임도 확충이 시급한 과제라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임도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임도시설이 취약한 국립공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도를 개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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